개미들 빚까지 내 테마株에 ‘몰빵’… 코스닥 신용융자 잔액 1조6805억

  • Array
  • 입력 2012년 1월 16일 03시 00분


4년 6개월 만에 최고

금융당국의 규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빚까지 내 테마주에 투자하는 개미들이 늘고 있다. 15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 잔액은 12일 기준 1조6805억 원으로 2007년 7월 30일 1조6872억 원 이후 4년 6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신용융자는 증권사가 투자자로부터 증거금을 받고 주식 매매대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 잔액은 최근 6개월 동안 23.8%나 증가해, 같은 기간 코스피에서 24.2% 감소한 것과 대조를 보였다. 또 코스닥시장 전체 거래대금 추이와도 반대되는 현상이다. 12일 기준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4조5674억 원으로 지난해 하루평균 거래대금인 5조6397억 원에 크게 못 미친다. 하지만 신용융자 잔액 규모는 오히려 늘면서 상대적으로 전체 거래대금 중 현금보다 빚을 내서 투자하는 비중이 더 커졌다.

빚을 내 투자하는 규모가 커진 것은 대부분 코스닥시장에 상장해 있는 테마주 주가가 급등하자 이에 편승하려는 개인투자자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에 속한 테마주 상당수가 신용융자 잔액률(해당 종목 시가총액 대비 빚내서 산 금액 비율)이 4%를 웃돌았다. 코스닥시장의 평균 신용융자 잔액률인 1.5%의 3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대표적인 테마주인 케이아이엔엑스의 잔액률은 7%에 육박했고 iMBC 5.5%, 아가방컴퍼니 5.2%, 안철수연구소 4.1% 등도 평균치를 훌쩍 넘었다.

하지만 신용융자 이자율이 증권사별로 6∼12%에 이르고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졌을 때 증권사가 반대매매를 하기 때문에 하락장이 왔을 때 손실을 볼 위험이 크다. 금융감독원은 13일 증권사들에 행정공문을 보내 정치인 테마주와 관련된 증권사들의 신용거래 현황과 조치 내용을 보고하라고 요청했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테마주는 한 번 꺾이면 순식간에 떨어진다”며 “해외 변수가 많은 시기인 만큼 테마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