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경제뉴스]믹트(MIKT)는 무슨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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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6일 03시 00분


‘브릭스’와 함께 향후 10년 세계경제 이끌 4龍

《 최근 신문에서 믹트(MIKT)라는 단어가 자주 나오는 것을 봤습니다. 왜 요즘 이 용어가 자주 나오고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궁금합니다. 》

믹트(MIKT)는 멕시코(Mexico) 인도네시아(Indonesia) 한국(Korea) 터키(Turkey) 4개국을 일컫습니다. 이들 4개국 영문 이름에서 첫 글자를 골라 만든 용어이지요. 족집게 경제전망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 짐 오닐 골드만삭스자산운용 회장(사진)이 2011년 11월 30일 “앞으로 10년간 믹트 4개국이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브릭스(BRICs) 4개국과 함께 세계 경제를 이끌 것”이라고 예견하면서 유명해진 용어입니다. 한마디로 ‘넥스트 브릭스’로 이해하면 쉬울 듯합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인 2001년 11월 30일 오닐 당시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세계는 더 나은 경제 브릭스를 원한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브릭스의 급부상을 주장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상당부분 베일에 가려 있던 중국이나 옛 소련 해체 뒤 채무 지불유예(모라토리엄) 사태까지 겪은 러시아가 세계 경제의 단단한 벽돌(brick)이 되리라는 전망은 꽤 이례적이었습니다. 이에 상당수 세계 경제 전문가들은 ‘브릭스 4개국이 미국과 일본 같은 기존의 주요 선진국을 제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브릭스 4개국은 이후 10년간 말 그대로 일취월장했습니다. 특히 중국은 명실상부한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 되어 1위 미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오닐 회장의 예상이 정확하게 들어맞자 믹트도 급부상할 것인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도 당연합니다.

그렇다면 오닐 회장은 왜 믹트에 주목하고 있을까요? 오닐 회장은 믹트가 ‘자체적 경제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 등이 내놓은 ‘이제 믹트가 뜬다’ 보고서에서도 이런 내용을 잘 소개하고 있습니다.

믹트 4개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빠른 회복력을 보였습니다. 2009년 믹트 4개국의 성장률은 2008년보다 12%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불과 1년 만인 2010년 22%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세계 경제 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죠.

인플레이션과 정부 부채 및 대외 채무비율의 하향 안정화로 거시 경제지표도 우수합니다. 인도네시아의 물가 상승률은 2001년 12%였지만 2010년 9%로 떨어졌습니다. 같은 기간 터키의 물가 상승률은 무려 54%에서 9%로 하락했습니다. 한국과 멕시코도 3∼5%대의 인플레이션을 보이고 있습니다. 2009년 믹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도 멕시코 28%, 인도네시아 28%, 한국 33%, 터키 4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의 평균 53%보다 훨씬 낮습니다.

인구가 2억 명, 1억 명이 각각 넘는 인도네시아와 멕시코, 교육 수준이 높은 한국의 특성은 내수시장 확대와 노동생산성의 질적인 향상을 가져와 더 많은 경제성장 기회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요소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특히 이 연구원은 믹트 국가의 주식시장 상승 여력이 브릭스보다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주가수익비율(PER) 분석 결과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는 믹트의 PER는 15배, 브릭스의 PER는 24배로 브릭스 대비 믹트의 저평가 상태가 뚜렷했습니다. 하지만 2011년 믹트의 PER는 14.9배, 브릭스는 12.6배로 믹트가 브릭스를 추월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믹트가 브릭스만큼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10년 전 브릭스도 같은 평가를 받았다는 점을 기억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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