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건설업계 키워드는 ‘RISE’… 10대 대형업체 CEO 신년사로 본 경영화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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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6일 03시 00분


흑룡의 해가 밝았지만 국내 건설업계에는 어스름이 가시지 않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에 글로벌 경기둔화까지 덮치면서 암운이 드리운 탓이다.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은 최근 출입기자들과 가진 신년 간담회에서 “총선과 대선정국 속에서도 건설업계는 올해 상반기 유례없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야 할 것 같다”고 토로할 정도다. 그래서 “파부침주(破釜沈舟·죽을 각오로 결전에 임하다)의 심정으로 일하자”(박창민 현대산업개발 사장) 등 올해를 ‘건설업 부흥의 원년’으로 일구어 가자는 다짐들은 그 어느 때보다 결연해 보인다. 10대 대형 건설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신년사와 신년간담회 속 경영방침을 분석한 결과, ‘위기’를 ‘기회’로 바꿀 이들의 전략은 ‘RISE’(Risk management+International+Synergy Effect)로 요약됐다.

○ 철저한 위기관리는 기본


“지금까지의 방식으로는 더는 희망을 찾을 수 없다.”(박창규 롯데건설 사장) “2012년은 각종 대외변수로 어느 해보다 험난할 것이다.”(김윤 대림산업 부회장) 올해 대형건설사 CEO들은 약속이나 한 듯 급박한 위기진단으로 신년사의 포문을 열었다. 대외적으로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둔화로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건설산업 전반에 신규 발주 규모 축소,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면서 위기의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해 건설사 CEO들은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강도 높은 리스크관리를 해달라’고 역설했다. “생존의 차원에서 원가 절감, 생산성 향상으로 수익을 극대화”(허명수 GS건설 사장)함으로써 위험 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것이다. 롯데건설은 사업일정 및 공정관리를 통해 이자 등 간접비용을 줄이고 시공단계 등 기간 단축으로 비용 최소화에 힘쓸 것을 주문했다. 건설경기 침체로 부담이 커진 분양산업이나 해외시장에서의 위기관리에 역량을 집중하라는 당부도 많았다. 윤석경 SK건설 부회장은 “리스크를 예방하고, 조기 해소할 수 있도록 전사적 역량을 확충하겠다”고 밝혔으며, 최종일 두산건설 사장은 “분양사업의 잔여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해외시장 개척과 시너지로 수익 강화


위기관리가 생존술이라면 건설사들의 수익성은 해외시장 공략에서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 서종욱 사장은 “해외사업에서 뒤처지는 업체들은 올해 특히 어려운 한 해를 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둔화 국면으로 접어든 국내 시장에서 제살 깎아먹기 식 경쟁을 하기보다는 해외시장을 다변화하고 신성장산업을 육성해야만 수익성과 성장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대우는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비중이 높은 중동지역 및 북아프리카(MENA) 이외에도 남미와 아시아, 남아프리카 등 신지역을 공략할 예정이다. GS건설은 해외지점 강화와 글로벌 인수합병(M&A) 등으로 수주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포스코 역시 금융과 건설 융합으로 글로벌 역량 강화를 강조했다.

국내 계열사와의 시너지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각각 산업은행(KDB), 현대차그룹에 새로 편입된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은 그룹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대우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추가감축 및 조달비용 감축 등을 노린다. 현대건설은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경영시스템, 글로벌 노하우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그룹의 힘’은 계열사가 있는 다른 건설사들에도 절실하다. 롯데건설 박 사장은 “그룹에서 계획 중인 건축, 플랜트사업 등 ‘그룹공사’를 위기 돌파의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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