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 ‘투명 모니터’가 현실로… 삼성 46인치 투명LCD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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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8일 03시 00분


스크린도어-냉장고 등에 활용

“냉장고 속이 다 보이네”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이달 말부터 46인치 투명 액정표시장치(LCD) 양산에 들어간다. 이 LCD를 이용해 냉장고 문을 만들면 내용물을 들여다볼 수 있고 정보도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 제공
“냉장고 속이 다 보이네”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이달 말부터 46인치 투명 액정표시장치(LCD) 양산에 들어간다. 이 LCD를 이용해 냉장고 문을 만들면 내용물을 들여다볼 수 있고 정보도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 제공
한 남성이 투명한 모니터에 손을 대자 그림이 나타난다. 모니터 뒤편의 광경도 눈에 그대로 들어온다. 손가락으로 그림을 옮기고 표를 그려 넣는다. 공상과학(SF)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년)의 한 장면이다.

영화에서나 보던 광경이 현실로 다가왔다. 삼성전자는 46인치 투명 액정표시장치(LCD) 개발을 마치고 이달 말부터 양산에 들어간다고 17일 밝혔다. 삼성전자가 투명 LCD를 발표한 건 지난해 22인치 패널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새로 선보인 제품은 말 그대로 유리처럼 투명한 모니터다. 일반 LCD와 달리 백라이트(패널 뒤에서 비추는 조명)가 없어도 햇빛이나 형광등 불빛 등이 있으면 화면을 볼 수 있다. 자연광을 이용하기 때문에 전기도 절약된다.

활용도도 높다. 버스정류장 안내판, 건물의 외벽, 상업용 냉장고 등에 이 제품을 탑재하면 광고나 정보 전달수단으로 쓸 수 있다. 내구성을 강화하면 자동차의 앞유리 대신 장착해 차량 속도, 목적지, 남은 연료 등의 주행 정보를 보여주는 것도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현재 서울지하철 2호선 주요 역사에 스크린도어로 시범 설치해 새로운 광고 기법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투명 디스플레이를 통해 정체된 디스플레이 시장을 다시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 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뱅크에 따르면 투명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 원 규모에서 2020년 33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용환 LCD사업부 전략마케팅팀 전무는 “투명 LCD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중 가장 가까운 미래에 일상을 변화시킬 무한한 잠재력을 지녔다”며 “투명 디스플레이를 응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LCD 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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