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공정위, 인터넷쇼핑서 파는 유명 가구 원산지 허위표시 조사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유명 가구 업체들이 인터넷 쇼핑몰과 홈쇼핑을 통해 판매하는 제품의 원산지를 속이거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 제품이라는 점을 고의로 알리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

17일 가구 업계와 인터넷 쇼핑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주부터 GS숍, CJ오쇼핑, 현대H몰, 롯데몰 등 국내 대형 홈쇼핑 회사 계열 인터넷 쇼핑 업체들에 직원을 보내 가구 제품 판매 현황에 대한 조사를 벌여왔다.

이번 조사는 국내 유명 가구 회사 두 곳이 중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들여온 OEM 제품을 자사가 직접 만든 제품인 것처럼 속여 팔았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가 가구를 만드는 데 쓰인 원목 등 재료의 원산지를 사실과 다르게 표시했는지도 조사했다.

공정위는 우선 해당 인터넷 쇼핑 업체로부터 최근 이들을 통해 가구를 판매한 업체들의 명단을 확보했다. 또 쇼핑몰 상품기획자(MD)들을 상대로 가구 공급 및 판매 과정에 대해 캐물었다. 공정위는 이 같은 기초조사 결과를 토대로 가구 업체들의 OEM 및 원산지 허위표시 여부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다. 또 이들 업체가 홈쇼핑에서도 비슷한 방식의 불법 판매를 했는지도 살펴보기로 했다.

가구 업계는 연초부터 공정위의 칼끝이 자신들에게로 향하자 크게 긴장하는 표정이다. 홈쇼핑과 인터넷 쇼핑을 통해 활발한 판촉활동을 벌여온 한 회사 관계자는 “아직 공정위로부터 연락을 받은 일은 없다”면서도 “협력업체들로부터 공급받은 물건의 원산지를 다시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사의 인터넷 쇼핑몰에서 가구를 판매해 짭짤한 수익을 올렸던 홈쇼핑 업체들도 불안해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이 가구 업체의 비위를 알고도 묵인했다는 사실이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드러날 경우 함께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