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자동차 공장이지만 근로자들이 따르는 공장의 운영 방침은 일본식이었다. 8일(현지 시간) 방문한 인도 푸네 시 인근 차칸 산업단지의 마힌드라 공장은 일본 도요타 고유의 생산 방식인 ‘저스트 인 타임(just in time·필요할 때마다 정확한 양의 부품을 공급해 재고를 최소화하는 것)’을 적용하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다. 마힌드라 공장 근로자들은 도요타의 생산현장 개선 작업인 ‘가이젠(改善)’의 출발점 ‘4S 원칙’을 벽면에 붙여놓고 충실히 따르고 있었다. ‘4S’란 정리, 정돈, 청결, 청소의 일본어 발음 머리글자 ‘S’를 딴 것이다.》
의아했다. 인도 자동차 공장에서 왜 ‘도요타 방식’을 추구하는 것일까. 비제이 동데 마힌드라 차칸 공장 사장의 답변은 간단했다. “이곳은 생긴 지 채 2년도 되지 않은 젊은 공장이다. 생산직 근로자 평균 연령도 24세에 불과하다. 갓 시작하는 우리가 세계 자동차업체와 맞붙으려면 성공 사례를 따르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
○ 4월부터 쌍용차 ‘렉스턴’ 조립생산 ‘준비 이상 무’
차칸 산업단지는 제너럴모터스(GM)와 폴크스바겐 등 인도에 진출한 자동차업체들의 공장이 밀집한 생산기지다. 2010년 3월 건설된 마힌드라 차칸 공장은 700에이커(약 85만6000평) 규모의 용지 위에 500억 루피(약 1조800억 원)를 투입해 완성됐다.
연간 생산능력은 최대 30만 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부터 49t 대형 트럭까지 다양한 차종 생산이 가능하다. 기자가 방문했을 당시 이곳 공장에서는 지난해 9월 현지 출시된 신형 SUV ‘XUV 500’의 생산이 한창이었다.
공장은 넓고 청결했다.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강판 압축이나 차체 도장에 사용되는 설비도 최신식이었다. 무엇보다도 인상적이었던 것은 근로자들의 열의였다. 쉴 새 없이 볼트를 조이고 부품을 나르는 젊은 근로자들은 활기가 넘쳤다.
이 공장은 4월부터 한국에서 쌍용자동차의 SUV ‘렉스턴’ 반조립제품(CKD)을 수입해 조립 생산한다. 공장 한편에서는 조립공장이 들어설 장소의 설비 작업이 한창이었다.
공장 관계자는 “쌍용차의 한국 생산전문가들이 최근 이곳 공장에 파견을 나와 집중적인 교육을 실시했다”면서 “생산계획에 아무런 차질도 없게 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 실리콘밸리 연상케 하는 R&D 연구소
이튿날 인도 남부 타밀나두 주 중심부 첸나이 인근의 마힌드라 연구소를 찾았다. 연구소가 있는 ‘마힌드라 월드 시티’는 마힌드라그룹이 그룹 전 계열사의 역량을 쏟아 부어 개발한 미래형 계획도시다.
이 도시에 124에이커(약 15만1000평) 규모로 들어선 마힌드라 연구소는 ‘혁신문화 창출’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현재 1200여 명의 연구 인력을 운용하고 있다. 연구소 관계자는 “자동차뿐 아니라 농기계와 엔지니어링 시스템, 방위산업 분야를 총망라한 마힌드라 기술의 핵심 기지”라고 설명했다.
인적이 뜸한 곳에 자리를 잡은 연구소 건물은 미래지향적이었다. 정형화되지 않은 크기와 모양의 건물들 사이로 정돈된 정원이 자리했다. 언뜻 봐서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첨단기술 연구단지인 실리콘밸리의 한 건물을 연상케 할 정도였다.
마힌드라는 이곳 연구소에서 개발한 친환경 기술을 통해 내년 하반기 전기자동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또 2014년에는 SUV ‘XUV 500’의 하이브리드 버전을 선보인다는 목표다.
지난해 인수한 쌍용차와의 연구개발(R&D) 분야 시너지 효과도 노린다. 포드자동차 출신으로 지난해 이곳 연구소에 합류한 포드자동차 출신의 리처드 해스 R&D 총괄 부사장은 “해외 유수의 자동차업체에서 경력을 쌓은 연구원들을 채용하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협력을 통해 SUV 분야에 강점을 가진 쌍용차의 연구능력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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