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의 신형 스포츠카 ‘86(하치로쿠)’는 ‘다시 한 번, 운전하는 즐거움’이라는 도요타의 새로운 캐치프레이즈가 고스란히 담긴 차다. 지난해 12월 도쿄 모터쇼에서 도요타가 공개한 하치로쿠를 후지 스피드웨이에서 국내 언론 최초로 시승했다.
소형 스포츠카인 하치로쿠의 디자인은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더 매력적이다. 전면부는 날카로운 인상을 주지만, 이어지는 측면 디자인은 부드럽다. 듀얼 머플러가 장착된 후면부는 커다란 붉은색 테일램프 덕분에 시원하면서도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실물로 보면 차체도 그다지 작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도요타는 “경량, 콤팩트를 목표로 하치로쿠만의 전용 플랫폼을 새롭게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시동을 걸면 부드럽게 떨림이 전해진다. 낮게 깔리는 엔진음은 매력적이다. 특히 가속페달을 힘주어 밟았을 때, 순간적으로 RPM이 치솟으며 높아지는 엔진음은 귀를 잡아 끈다. 엔진은 후지중공업의 수평 대향 엔진 기술과 도요타의 최신 직분 기술이 결합한 2000cc 신형 ‘수평 대향 DS-4’를 얹었다. 최고 속도는 시속 230km.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6초가 걸린다. 변속기는 수동, 자동 변속기 모두 6단이다. 특히 중심을 최대한 낮게 설계한 구조 덕분에 트랙을 달리는 즐거움은 크다. 스티어링 휠은 다소 묵직하지만 응답성은 뛰어나다. 부드럽고 날렵한 주행능력을 선보이면서도 파워트레인, 서스펜션 등은 단단하다.
무시무시한 괴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대했던 것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의 성능을 보여준다. 서킷을 수시로 달리는 전업 드라이버 보다는 평상시 주행에서 운전의 재미를 느끼고 싶은 운전자에게 딱 맞는 차다. “젊은층에 운전하는 재미를 선사하고 싶었다”는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사장의 설명이 이해가 갔다.
좌석은 스포츠카답게 버킷 시트를 장착했다.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는 깔끔하다. 대시보드에는 속도계를 비롯한 3개의 원이 정렬돼 있고, 센터페시아는 파격보다는 무난을 선택했다. 4인승이지만 4명이 타기엔 쉽지 않다. 뒷좌석을 눕히면 수납 공간이 넓어지기 때문에 차라리 2인승으로 활용하는 것이 더 실용성 있어 보인다. 가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국내 도입 시기는 미정이고, 일본에서는 2월부터 판매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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