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 주류사업부문은 18일 충북 충주시와 맥주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 MOU에 따르면 롯데는 국세청으로부터 주류면허를 취득한 뒤 2015∼2017년 7000억 원을 투자해 충주 신산업단지 내 33만 m²에 맥주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충북도와 충주시는 롯데주류의 공장 건설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협조하기로 했다.
롯데는 ‘처음처럼’을 앞세워 소주 시장의 15.4%를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맥주는 자체 생산시설이 없어 일본에서 아사히맥주를 수입 판매해 왔다. 이 때문에 2009년 5월 오비맥주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사모펀드 ‘콜버스 크라비스 로버츠(KKR)’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롯데는 이후에도 줄기차게 오비맥주 인수에 관심을 가져왔다.
주류업계는 롯데가 오비맥주를 인수하는 대신 맥주공장을 직접 짓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가 양분해온 국산 맥주시장의 판도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선 “롯데의 공장건설 추진은 오비맥주를 당초 인수대금(2조3000억 원)보다 훨씬 높은 3조 원 수준에 팔기를 원하는 KKR에 대한 압박카드”란 해석도 내놓았다. KKR로서는 오비맥주 인수 의사와 능력을 갖춘 업체가 롯데뿐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MOU 체결에 부담을 느끼고 매각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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