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용카드 업계는 체크카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싸움이 치열하다. 체크카드를 쓰는 소비자들이 늘고 정부 역시 체크카드 사용을 적극 장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체크카드의 소득공제율을 확대하는 것뿐만 아니라 소득공제 한도(연 300만 원)를 늘리는 방안을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고 있다”며 “이르면 상반기 중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17일 밝혔다. 정부는 현재 13% 수준인 체크카드 결제 비중을 2016년까지 50%로 늘리겠다는 의지다.
은행 계열 카드사들의 올해 화두는 ‘하이브리드 카드’다. 하이브리드 카드는 본인의 경제상황에 따라 1장의 카드를 체크카드로도, 신용카드로도 사용할 수 있다. 금융당국의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에 맞추면서도 카드 시장까지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무기다. 이에 카드사들은 올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하이브리드 상품을 대거 내놓을 계획이다.
KB국민카드는 기존 ‘it’ 계열 체크카드에 적용됐던 ‘듀얼 페이먼트(dual payment)’ 서비스를 다른 상품에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듀얼 페이먼트란 매달 정한 한도 안에서는 체크카드로, 한도를 넘어서면 신용카드로 결제되는 방식이다. 한도는 건당(2만∼200만 원) 또는 월간(5만∼1000만 원)으로 지정할 수 있다. KB국민카드는 여기에 물품을 살 때마다 체크카드, 신용카드를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추가할 계획이다.
신한카드도 신용카드를 보유한 고객이 원하면 하이브리드 카드로 바꿔 주기로 하고 3월 안으로 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은행계좌에 잔액이 있으면 체크카드로, 잔액이 부족하면 신용카드로 결제되는 방식이다. 체크카드가 토대이기 때문에 연회비도 받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카드는 일정 금액 이하는 체크카드로, 이상은 신용카드로 결제되는 ‘TWO-IN-ONE’ 서비스를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고 하나SK카드도 상반기 안으로 하이브리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전업카드사들은 실시간 은행계좌 정보 같은 은행의 협조를 받기가 어려워 하이브리드 카드 출시에는 소극적이다. 그러나 체크카드의 부가 서비스를 신용카드 못지않게 강화하는 ‘고급 마케팅’으로 체크카드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롯데카드가 선보인 ‘플래티넘 체크카드’는 골프, 면세점, 항공 할인 등 신용카드 못지않은 고급 서비스를 제공한다. 체크카드로는 이례적으로 연회비(1000원)도 있다. 삼성카드는 별도의 연회비 없이 사용금액의 최대 8%까지 돌려받을 수 있는 ‘캐시백 체크카드’를 주력 상품으로 내세웠다. 쇼핑, 외식, 주유 등 소비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현대카드가 내놓은 ‘WCMA 현대체크카드’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현금카드 기능과 OK캐쉬백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되고 카드사용금액의 0.5%를 M포인트로 적립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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