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도 설 대목… 주가 美신용강등 이후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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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21일 03시 00분


코스피 장중 1950 돌파… 이틀동안 57.5P 급등
美 경제지표 호전-유럽위기 완화… 외국인 6개월만에 최대 순매수
설 이후에도 상승 기대감 커져

설 연휴를 앞두고 코스피가 이틀 연속 크게 상승하며 1,950 선에 바짝 다가섰다. 미국 경제가 호조를 보이고 유럽 일부 국가가 장기국채 발행에 성공하면서 외국인투자가들이 대거 국내 주식을 사들인 덕분이다.

코스피는 20일 전날보다 34.92포인트(1.82%) 급등한 1,949.89로 장을 마쳤다. 이틀 동안 57.5포인트 상승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1,940 선을 넘은 것은 미국 신용등급 강등 발표 직전인 지난해 8월 5일(1,943.75) 이후 처음이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한때 1,951.02까지 올라 1,950 선 돌파의 기대감을 부풀리기도 했다. 코스닥시장은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이어져 전날보다 3.53포인트(0.68%) 내린 512.17로 마쳤다.

이날 주가 상승이라는 설 선물을 배달한 것은 외국인들이었다. 외국인들은 무려 1조4418억 원을 순매수하면서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의 이날 순매수 규모는 지난해 7월 8일 1조7200억 원 이후 최대치였다. 외국인들은 전날에도 7432억 원을 순매수해 코스피를 끌어올렸다.

외국인들의 투자 심리가 호전된 것은 미국 경제지표와 기업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스페인 및 프랑스가 장기국채 발행에 성공한 때문이다. 지난주 미국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35만2000건으로 3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모건스탠리가 예상치를 웃도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에 힘입어 전날 미국 뉴욕 증시도 상승세를 탔다.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로부터 신용등급을 강등당했던 프랑스와 스페인은 19일(현지 시간) 각각 94억6000만 유로, 66억9000만 유로의 국채를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유럽 채권중개업계는 프랑스와 스페인의 국채 발행 성공에 대해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자금 조달비용 상승 우려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설 이후에도 당분간 주가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국 증시는 신용등급 강등 전인 지난해 8월 초와 비교해 주가가 1% 정도 낮은 수준이지만 국내 코스피는 10%가량 낮기 때문에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럽 사태가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불확실성이 다소 사라져 실제 경기회복보다 주식시장이 먼저 반응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센터장은 “2월 중순까지는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2,050까지 오른 뒤 다시 조정 국면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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