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CEO들 해외 ‘세일즈 출장’

  • Array
  • 입력 2012년 1월 21일 03시 00분


현지 기관투자가들과 IR 갖고 지점 개설-외환 다변화 등 추진

4대 금융지주 회장을 포함한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이 잇따라 해외 출장계획을 발표하고 세일즈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은행들이 사상 최고 실적을 냈지만 유럽 재정위기 여파 등으로 최근 은행주 주가가 많이 떨어져 투자 의사를 재확인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간 잠잠했던 은행권의 해외 진출 속도를 앞당기고, 외화 조달 창구를 다변화하겠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3∼4월에 유럽, 중동, 아시아를 방문하기로 하고 현지 기관투자가들과 기업설명회(IR)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어 회장은 17일 “유럽 재정위기로 주요 유럽 은행들이 아시아 지역 영업을 분리 매각할 가능성이 높아져 한국 ING생명 등을 포함한 매물이 나오면 인수를 적극 타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KB금융이 유럽 금융사 중 어떤 회사와 인수합병(M&A) 문제를 논의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준희 기업은행장은 다음 달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와 아부다비를 방문한다. 조 행장은 “달러 및 유로 채권에 국한돼 있던 외화 조달 창구를 다변화하기 위해 지난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내 은행 최초로 호주달러 채권(캥거루본드)을 발행했다”며 “이에 그치지 않고 중동 자금 유치에도 나서기 위해 출장을 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5월에는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지점 개설을 검토할 계획이다.

지난주 중국 우리은행 현지법인의 청두분행 개점식에 참석한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우리투자증권이 다음 달 14, 15일 싱가포르에서 개최하기로 한 콘퍼런스 참석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 회장이 줄곧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로의 진출 가능성을 강조해 왔고 그간 우리투자증권이 개최하는 해외 행사에 종종 참석해 온 만큼 싱가포르 방문 가능성이 높다.

신한금융도 2월과 5월에 해외 IR 일정을 잡아 놓았으며, 한동우 회장이 참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외환은행 인수가 마무리되면 2, 3월에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열리는 해외 IR에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