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재회장 청부폭력 직격탄… 30년 왕좌마저… 피죤의 굴욕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30일 03시 00분


섬유유연제 시장 1위 자리 LG생활건강 ‘샤프란’에 내줘

30년 이상 섬유유연제 시장의 최강자로 통했던 피죤이 지난해 처음으로 1위 자리를 빼앗겼다.

시장조사업체 AC닐슨은 지난해 LG생활건강의 섬유유연제 샤프란이 시장점유율 43.3%로 피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고 29일 밝혔다. 샤프란의 2010년 점유율은 36.6%로 피죤(44.0%)에 이어 2위였다. 피죤은 2010년 대비 15.4%포인트 떨어진 28.6%에 그치며 2위로 밀려났다. 3위인 옥시의 쉐리는 2010년 점유율 12.3%에서 지난해 18.3%로 늘어나며 피죤과 격차를 줄이고 있다.

유통업계에선 피죤이 2위로 떨어지는 ‘굴욕’을 당한 것은 이윤재 회장(78)이 청부 폭행 사건에 연루되면서 기업 이미지가 추락한 게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2월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후 형량이 과도하다며 항소했다. 재판부는 이달 27일 열린 2심에서 “이 회장이 고령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1심의 형이 오히려 가벼운 편”이라며 항소를 기각했다.

피죤의 악재는 계속됐다. 이달 중순에는 ‘짝퉁’ 피죤 2만4000개가 제조돼 인터넷에서 유통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조사에서 판매업자는 “회사(피죤)가 도산하면 어차피 진품의 품질도 떨어져 짝퉁 제품을 팔아도 걸리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이미지를 쇄신한다며 최근 추진한 패키지 리뉴얼도 신통치 않은 평가를 받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투명한 느낌을 주는 흰색 패키지로 바꿨으나 진열 시 먼지가 많이 쌓이는 등 단점이 많아 이전 패키지로 다시 바꾸려고 검토 중인 걸로 안다”고 전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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