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와 기습 한파의 영향으로 주택시장에서 매매와 전세 거래 모두 얼어붙었다. 하지만 연초 분위기만으로 올해 부동산시장을 가늠할 순 없다. 시장에서는 2월이 올해 시장의 향방을 결정짓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춤했던 전세금이 다음 달부터 다시 들썩일 수 있고, 분양시장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이 국회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 전세금 다시 오르나
1월 수도권의 아파트 전세금이 3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봄가을 이사철보다 오히려 전세금이 많이 오르는 2월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1986∼2011년 26년간 월별 평균 전세금의 전월 대비 증감률을 비교한 결과 2월 상승률이 1.6%로 연중 가장 높았다. 2002∼2011년 설 명절 전후 서울 아파트 전세금 변동률을 비교해도 설을 쇤 뒤 예외 없이 서울 아파트 전세금이 올랐고 오름폭도 가장 컸다.
게다가 올해 1분기 아파트 입주 물량은 작년 4분기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여 전세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벌써부터 일부 저가 지역이나 재건축 이주 수요 발생 지역에서는 국지적인 상승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장은 “명절을 지낸 뒤 본격적인 이사 준비에 나서는 사람들이 많아 설 이후 전세금이 오르곤 한다”면서 “올해는 1월에 설이 있어 학군 수요까지 포함해 2월 상승폭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2월 분양시장 흥행 성공할까
설 연휴가 끝나고 분양시장에는 큰 장이 선다. 건설사들이 4월 총선 분위기가 본격화되기 전에 서둘러 분양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신규 분양 물량이 쏟아질 예정이다. 특히 2월에는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 시장에 나온다.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2월 한 달간 전국 23개 사업장에서 총 1만7145채 중 1만4563채가 일반에 공급될 예정이다. 이는 1월(3525채)보다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며 지난해 같은 시점(7007채)과 비교해도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특히 입지가 좋은 서울 강남권 재건축, 경기 수원시 광교, 인천 송도, 충남 세종시 등 이목이 집중되는 지역에서 대거 분양에 들어간다.
하지만 주택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물량이 대거 쏟아져 시장이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지난해 분양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부산 등 일부 지역에서는 올해 들어 미분양이 쏟아지는 등 공급 과잉이 우려되고 있다.
○ 2월 임시국회 문턱 넘을까
부동산 정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시의 뉴타운 종합계획이 곧 발표될 예정이고 2월 임시국회에서 분양가상한제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등 부동산 규제 완화 법안이 통과된다면 거래시장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부동산 쟁점 법안은 통과 여부가 아직 불투명하다. 정치권이 선거를 앞두고 논란이 될 만한 법안을 의도적으로 피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팀장은 “법안 자체로만 보면 무게감이 상당하지만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주변 여건이 만만치 않다”며 “총선과 대선이 맞물려 있어 여론의 동향을 무시할 수 없고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단기간에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