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 때 공모가 뻥튀기로 개인들 피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4일 03시 00분


기관들 차익실현 후 주가 급락

기업공개(IPO) 당시 기관투자가들의 무분별한 경쟁으로 공모가격이 크게 부풀려져 결국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거래소와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 한국거래소에 새로 상장된 73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은 상장 당일 25%, 1개월 13%, 6개월 5% 등으로 급락했다. 또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인 종목 비중은 상장 당일 26%, 1개월 후 48%, 6개월 후 50%까지 늘어났다. 신규 상장하는 회사의 주식을 공모가에 사서 6개월 이상 보유하면 절반은 손해를 본 셈이다.

공모 이후 주가가 떨어지는 이유는 IPO 수요예측 과정에서 기관들이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적정 가치보다 높은 가격을 써내 공모가를 부풀려왔기 때문이다. 물량을 확보한 기관들이 공모주식이 상장된 이후 곧바로 주식을 팔아 차익실현을 하고 나면 주가는 급락하고 결국 개인들은 피해를 보게 된다.

이에 따라 금투협은 3월 31일부터 ‘기업공개 수요예측 모범규준’을 제정해 시행한다고 13일 밝혔다. 모범규준에 따르면 주관사인 증권사와 기업공개 대상 기업이 공모 희망가를 제시할 때 주관사가 추정한 적정가의 ±15%를 벗어날 수 없도록 했다. 또 주관사가 가격을 높게 제시한 기관을 우대해 공모주식을 배정할 수 없고 공모 희망가를 제시하지 않으면 최고가로 인정해주던 관행도 없애기로 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