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순이익 예상치 넘고… 계약 유지율 등 경영지표 호전…
작년 ‘실적 쇼크’ 벗어나 기지개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지난해 중순 ‘실적 쇼크’의 충격에서 벗어나 서서히 기지개를 펴고 있다. 생보사 ‘빅3’ 가운데 하나인 대한생명도 작년 하반기부터 예년 실적을 회복하며 정상화의 길에 들어섰다. 또 업계 최고 수준의 계약 유지율을 바탕으로 보장성보험에 대한 영업을 강화해 신계약 비율도 늘려가고 있다. 대한생명은 업계 2위 자리를 놓고 교보생명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인수합병(M&A) 시장에도 적극 뛰어들어 올해가 회사 성장의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지난해 3분기, 예상보다 높은 실적
대한생명의 2011년 회계연도 기준 3분기(10∼12월) 순이익은 약 1590억 원으로 전 분기(610억 원)보다 2.5배로 급증했다. 2분기에는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보유 중인 신용연계채권(CLN)과 유가증권의 평가손실로 투자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전 분기 실적이 떨어진 데 따른 기저효과를 빼더라도 대한생명의 3분기 이익은 증권사들의 예상치를 넘은 수치란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사업비율이나 신계약비율 등 경영지표도 나아졌다. 3분기 사업비율은 15.5%로 전 분기보다 3.0%포인트가량 낮아졌다. 사업비율은 고객이 낸 보험료 중에서 보험설계사 수수료 등 보험사의 고정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낮을수록 이익률이 높다. 생보사에 대한 고객 만족도를 보여주는 13회차, 25회차 보험계약 유지율 역시 각각 83.6%, 67.2%로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한 신계약 건수 역시 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보험의 연간 총보험료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1% 증가했다.
증권사들은 대한생명의 4분기 실적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식시장 상승세에 따라 투자영업이익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올해 7월 보험료 산정 기준이 되는 경험생명표가 변경되는 만큼 보험사들이 보험료 변경 이전에 적극적인 영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 동양생명 인수 등 향후 추이 주목해야
대한생명은 동양생명 인수를 놓고 푸르덴셜생명과 함께 예비입찰에 참여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대한생명이 동양생명을 인수하면 적지 않은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한생명은 전속 설계사 조직이 큰 반면 동양생명은 전화판매, 방카쉬랑스 채널이 강해 판매조직이 겹치지 않기 때문이다. 대한생명이 인수에 성공하면 교보생명을 제치고 명실상부하게 삼성생명에 이은 업계 2위로 뛰어오른다. 반면 인수가격이 예상보다 높으면 기존 주주들의 이탈 같은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최근 생보사들이 본격적인 금리경쟁에 나서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올해 초 업계 1위 삼성생명은 1월부터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을 연 4.9%에서 연 5.1%로 0.2%포인트 올렸다. 이에 대한생명과 교보생명 역시 공시이율을 각각 0.1%포인트씩 높여 5%대 초반을 맞춘 상황이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저축성보험 이자율 상승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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