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최근 중형 세단 ‘쏘나타’와 ‘K5’의 2000cc 가솔린 모델에 새로운 엔진을 장착한 모델을 선보였다. 기존에 적용됐던 세타 엔진이 아닌 현대차그룹이 독자 개발한 ‘누우 2.0 CVVL 엔진’을 얹어 출력과 최대토크 모두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새롭게 장착된 누우 2.0 CVVL 엔진은 현대차그룹의 엔진 기술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차그룹은 “누우 2.0 CVVL 엔진은 차세대 중형 엔진으로, 엔진 회전 속도에 따라 흡기 밸브의 높이를 제어해 들어오는 공기량을 최적화함으로써 엔진의 연료소비효율과 성능을 극대화하는 ‘연속 가변 밸브 리프트(CVVL)’ 기술이 적용됐다”며 “다른 자동차 회사들도 중도 포기한 CVVL 기술의 독자 설계 및 개발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설명했다. 불과 20여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변변한 독자 엔진 하나 없었던 현대차그룹의 위상 변화를 보여주는 엔진인 셈이다.
○ 로열티 주던 회사에서 받는 회사로
현대차가 처음으로 독자 개발한 엔진은 1991년 개발한 ‘알파 엔진’이다. 1991년 전에 생산됐던 ‘포니’, ‘스텔라’, ‘엑셀’ 등 현대차 간판 모델에 장착된 엔진은 모두 일본 미쓰비시로부터 기술 제휴를 받은 것이었다. 이어 현대차는 1995년 1800cc와 2000cc급 ‘베타 엔진’ 개발에도 성공했다. 당시 베타 엔진의 출력은 1800cc가 133마력, 2000cc가 145마력. 누우 2.0 CVVL 엔진의 출력이 172마력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낮아 보이지만, 당시까지 개발된 국산 엔진 중에서는 가장 높은 출력을 자랑했다.
이후 현대차는 1997년 ‘입실론 엔진’을 시작으로 이듬해 ‘델타 엔진’, 1999년 ‘오메가 엔진’을 개발하며 승용 엔진의 풀 라인업을 구축했다. 특히 2004년 개발한 중형급 엔진 ‘세타 엔진’은 다임러크라이슬러와 미쓰비시로부터 5700만 달러 상당의 로열티를 받기도 했다.
○ 잇따른 수상
현대차그룹의 엔진 기술력은 잇따른 수상으로도 입증됐다. 지난달 미국 자동차 전문지인 ‘워즈 오토’는 현대차그룹의 ‘1.6 감마 GDi 엔진’을 2012년 10대 최고엔진에 선정했다. 1994년부터 시작된 이 상은 최고 권위의 엔진 부문 상으로 간주된다. 이에 앞서 현대차그룹이 국내 최초로 독자 개발한 8기통 엔진인 ‘타우 엔진’은 2009년부터 3년 연속 워즈 오토 선정 10대 최고엔진에 꼽혔다. 감마 엔진은 현대차의 ‘엑센트’, ‘아반떼’, ‘벨로스터’, ‘i30’와 기아차의 ‘프라이드’, ‘포르테’, ‘쏘울’에 각각 적용되고 있다. 타우 엔진은 현대차 ‘제네시스 프라다’와 ‘에쿠스’에 탑재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대형 엔진인 타우 엔진에 이어 소형 엔진인 감마 엔진까지 수상에 성공하면서 소형에서 대형에 이르는 탄탄한 엔진 라인업을 인정받게 된 것”이라며 “가솔린 엔진보다 오염 물질 배출이 적은 디젤 엔진의 차세대 라인업 구축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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