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즈카 오사무 연구서 국내 최초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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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6일 09시 58분


아톰의 꿈: 망가, 생명, 역사 그리고 테즈카 오사무

평생 603편의 작품과 15만장의 원고를 남긴, 일본 만화의 신 테즈카 오사무에 관한 연구서 “아톰의 꿈: 망가, 생명, 역사 그리고 테즈카 오사무”가, 국내 만화연구자들의 집필을 통해 최초로 출간이 되었다. 고양 아람누리 아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테즈카 오사무 특별전”의 특별 도록 형태로 기획 제작이 되었다.

수많은 작품에서 “고전”이라 불리는 경우는 바로 그 근원성에 기인한다. 단순히 하나의 시대나 지역에만 갇히기보다, 국경을 넘어 시대를 넘어 계속 생명력을 유지하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테즈카 오사무의 작품이 그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우주소년 아톰’, ‘사파이어 왕자’, ‘밀림의 왕자 레오’의 TV애니메이션 작화가로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지만, 만화와 애니메이션사에서 테즈카 오사무가 가지는 위치에 비하면 부족한 점이 없지 않다. 특히 일본 만화의 영향권 아래에 있는 한국 만화와의 상관관계에서 보면 일본을 넘어 동아시아 만화를 새롭게 만든 위대한 작가의 명성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003년 4월7일 아톰의 생일을 맞아 세계적인 마케팅 붐의 일환으로 잠시 회고되고, 이후 2008년 초기 걸작선집이 출간되면서 일부 관심을 끌었지만, 국내의 협소한 만화연구의 실정에 비추어보더라도 민망할 정도의 수준이다.

전시회가 유한한 반면 전시 도록은 역사에 남는다는 생각으로 발의가 된 이 연구서는 만화평론가 박인하 교수의 책임 아래 동료 연구자 5인이 참가해 그 간의 연구 성과를 모은 것이다. 애초 정식 출판을 의도했으나, 저조한 판매를 예상한 출판사들의 거부로 특별 도록 형태로 발간이 되었다. 비록 늦은 감이 없지는 않지만, 한국 만화연구자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테즈카 오사무의 만화미학과 작품론은 한국 만화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작금의 현실에서 유의미한 일이다.

‘테즈카 오사무 특별전-아톰의 꿈’의 개최를 기념하여, 한국의 연구자 6명이 테즈카 오사무 작품의 의미를 탐구하기 위해 각각 생애, 장르, 내면, SF만화, 소녀만화, 논픽션 만화, 근대만화와의 연계를 연구 분석하였다.

“테즈카 오사무 작품 전체가 아직 번역되지 못했기 때문에 아직 테즈카 오사무 연구는 이제 걸음마라고 하겠다. 하얀 눈이 내린 새벽길을 걷는 심정으로 조심스럽게 한 발을 딛는다. 이후 더 좋은 후속 연구가 있기를 바라며, 참가한 연구자들의 소망은 테즈카 오사무 만화가 더 많은 이들에게 보다 진지하게 받아들여졌으면 한다”고 책임 기획을 맡은 박인하 교수가 글머리에 밝히고 있다.

박인하 청강문화산업대 교수는 테즈카 오사무의 일생을 다루고 그의 만화 내면을 분석하여 결론적으로 인간의 존엄을 그린 만화가로 단정하였다. 전쟁의 트라우마를 창작으로 승화한 휴머니스트로 평가한 것이다. 김낙호 연구가는 테즈카 오사무의 장르연구에서 일본 만화의 다양한 줄기가 모이는 원천이 테즈카의 만화라고 설명하고 있다.

평론가 박석환은 테즈카 오사무의 SF 만화의 사회적 의미를 전후 일본사회의 재생과 거대 도시화의 경고로 분석하였다. 김소원 박사는 리본의 기사(한국명 사파이어 왕자)의 작품 분석을 통해 현대적 소녀(순정)만화의 시작이라고 밝히고 있다. 서승택 교수는 후기 작품인 붓다와 아돌프에게 고한다라는 작품을 통해 테즈카 오사무의 논픽션 소재에 접근하는 방식을 분석하였다. 윤기헌 교수는 테즈카 오사무와 망가의 시작이라는 글을 통해 근대 만화와 현대만화의 변곡점에 테즈카 오사무가 있다고 강조한다.

추가적으로 박인하 교수는 테즈카 오사무 만화기행이라는 글을 통해 이시노모리 쇼타로 박물관, 다카라즈카의 테즈카 오사무 기념관, 교토역의 테즈카 오사무 월드 등의 탐방기를 실었다. 김소원 박사는 나의 테즈카 오사무에서 테즈카가 평생 남긴 어록을 따로 모았다.

“테즈카 오사무 특별전을 기획하면서, 처음부터 일관되게 가졌던 생각은 작가가 보여주고 전달하고자 했던 “메세지”을 소통하고 싶었다. 반전, 평화, 공존, 환경, 어린이, 인권, 생명이란 7가지의 핵심 단어는 반 세기가 지난 지금에도 여전한 의제이다. 분단과 불통과 갈등과 권위주의의 시대에 더 소중한 이 핵심어가 테즈카 오사무가 그의 작품을 통해 설파하고자 했던 “꿈”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꿈”조차 꿀 수가 없다면, 미래는 오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모두와 함께 이 “꿈”을 나누고 싶었다.“고 발간에 앞서 이철주 프로듀서는 소회를 밝혔다.

테즈카 오사무 원화 작품은 오는 4월1일까지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에서 볼 수 있다. 500여 점의 원화가 전시가 되어있는 이번 특별전은 다시 보기 어려운 기회가 될 것이다. 일본의 경우 우리와 달리 만화 원화를 국립미술관이 소장을 하여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전시 작품은 테즈카 프로덕션이 임의로 골라 준 것이 아니라, 제작사 측에서 요청하여 어렵게 가져온 것이라 다시금 동일한 원화 작품을 친견할 기회는 거의 없을 것이다. “만화 작품을 대하면 도전의 욕구가 생기거나 의기소침해 지는데, 이번의 경우에는 후자입니다. 50년 전에 이런 작품을 이렇게 완벽하게 그릴 수 있었다는 것이 경이롭기까지 합니다.”고 만화가 김동화는 술회하였다.

<본 자료는 해당기관에서 제공한 보도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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