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이 ‘불황 경영’의 일환으로 전단 마케팅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유럽발 경제위기가 내수 소비 심리에 끼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신문 삽지용 전단에서부터 불경기 소비자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고 나선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자사 전단에 모델이나 기업이미지 대신 제품을 내세우고 특정 아이템만 집중 홍보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구사하기 시작했다고 20일 밝혔다.
가장 큰 변화는 패션모델이 사라졌다는 점. 사람을 모델로 백화점의 전반적인 이미지를 부각하는 기존의 전단이 물건 자체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자체 판단 때문이다. 대신 전단 표지에서부터 상품을 ‘얼굴’로 내걸었다. 모델이 일부 등장하더라도 모델의 얼굴 부위를 제품으로 완전히 가리며 철저히 상품 자체에만 시선이 집중되도록 했다.
또 전단 속 글자 수를 50% 가까이 줄였다. ‘시선 추적기’를 통한 자체 조사 결과 인쇄물을 볼 때 고객 시선의 75%가 텍스트가 아닌 비주얼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전단에 다양한 상품을 배치하는 ‘백화점식 구성’을 피해, 인기 있고 시의성 있는 한 상품만을 집중적으로 배치하는 전략도 채택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6일자 전단 표지는 한파에 어울리는 패딩 점퍼가, 이달 3일자 전단 표지는 신학기 대비용인 백팩이 차지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경기 탄력성이 적은 패션 필수품을 선정해 집중 홍보함으로써 수요가 분산되지 않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매출로도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3일자 백팩 전단 광고 이후 ‘노스페이스 영’ 백팩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0.2% 늘었다. 광고 전인 1월 13∼29일 매출이 27.5% 신장한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또 ‘코오롱스포츠’는 패딩 점퍼 전단 광고 이후인 1월 27∼31일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7% 늘어 광고 전인 6∼22일(20.5% 신장)보다 성장세가 높게 나타났다.
전단이 바뀐 뒤 점포 반응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표지에 나간 상품을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늘자 ‘명당’ 격인 표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브랜드가 먼저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상품을 추천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롯데백화점 측은 “자체 고객관리시스템 분석 결과 전단을 보고 백화점을 방문해 전단에 나온 상품을 구매한 고객의 경우 50% 이상이 다른 상품까지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연관 매출 증대 효과도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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