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일 때는 불편함을 몰랐지만 아이가 생기면서 비좁게 느껴지는 두 가지, 바로 집과 자동차다. 커가는 아이를 보면서 적어도 공급 면적 109m²(약 33평)대 아파트로 옮겨야 하겠다는 마음이 드는 것처럼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결혼 전에는 텅텅 비어서 다니던 트렁크에 유모차를 실어야 하고 값비싼 핸드백이나 모셔두던 뒷좌석엔 덩치 큰 카시트를 설치해야 한다. 혼자일 때 편하던 소형차나 준중형차가 이제 비좁게 느껴지는 때다.
요즘 국내 자동차업계에서는 중형세단 경쟁이 치열하다. 최근 2, 3년 새 출산율이 증가하면서 패밀리카 시장 규모가 더 커졌기 때문이다. 15일 출시된 기아자동차 중형세단 2013년형 ‘K5’는 올해 패밀리카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모델 중 하나다. 연초 패밀리카 시장에서 스타트를 끊은 도요타 ‘뉴 캠리’의 아성에 도전하겠다는 것이 K5의 목표다.
공략 대상으로 뉴 캠리를 꼽은 만큼 2013년형으로 선보인 K5는 제원상으로 크게 밀리지 않는다. 외관만 비교하면 K5가 뉴 캠리보다 크다. 동급 최대 크기를 자랑하는 K5의 길이는 4845mm로 뉴 캠리보다 40mm 더 길다. 너비도 K5는 1835mm로 뉴 캠리 2.5보다 15mm 더 길다. 외관만 보면 뉴 캠리는 물론이고 ‘K7’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넉넉한 실내공간을 자랑한다. 뒷좌석에 두 아이의 카시트를 설치하고도 여유 공간이 남을 정도다. 대신 높이는 K5가 15mm 낮다. 이처럼 폭이 길고 높이가 낮은 구조 덕분인지 K5는 뉴 캠리보다 더 안정적인 느낌을 줬다.
‘새 심장’을 달고 나온 K5는 이전 모델보다 훨씬 쓸 만한 패밀리카가 됐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전략적으로 밀고 있는 ‘누우 2.0 CVVL’ 엔진은 K5의 연료소비효율을 높이는 데 주효했다. K5의 연비는 L당 14.0km. 경쟁차종으로 꼽은 뉴 캠리의 연비는 12.8km다. K5의 전반적인 외관 디자인과 실내 디자인은 이전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가장 큰 차이라면 2013년형부터 적용된 주차버튼이다. 가격대는 2195만∼3235만 원이다. 비슷한 등급임에도 K5는 뉴 캠리보다 등급에 따라 500만 원에서 1000만 원까지 싸다.
하지만 수입차 시장에서 패밀리카로서 명성을 구축해온 만큼 뉴 캠리가 자랑하는 내구성과 안전성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뉴 캠리가 예전 모델보다 가격을 낮춰 출시한 만큼 소비자가 느낄 심리적 기저효과도 K5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