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부, 국유재산 가치 돈으로 첫 환산
경부고속도 12조원에 그쳐 “부동산-시설물값만 매긴탓”
대한민국의 ‘대동맥’ 경부고속도로는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수도권 주민의 생활용수를 책임지는 소양강댐, 대한민국 정치 1번지 국회의사당의 가치는 얼마일까.
정부가 건국 이래 처음으로 주요 사회간접자본(SOC)을 포함한 국유재산의 가치를 따져봤다. 매각할 일이 없는데도 가치를 산정한 것은 2009년 개정된 국가재정법에 따라 지난해 처음 국가 회계에 ‘복식부기’ 재무제표가 도입됐기 때문이다. 이 재무제표를 작성하기 위해선 대한민국의 모든 국유재산의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해야 한다.
기획재정부가 산정한 국유재산 가격평가에 따르면 경부고속도로는 12조 원, 한강은 24조1000억 원, 경부선 철도는 6조9000억 원으로 매겨졌다. 소양강댐은 400억 원, 부산항은 3000억 원, 인천국제공항은 400억 원(공항시설 제외)이었다.
경부고속도로는 22일 현재 시가총액이 24조1300억 원인 현대중공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국가의 대동맥이 12조 원에 불과한 것은 경부고속도로가 창출하는 ‘가치’는 반영하지 않고 오로지 부동산 가격과 시설물(콘크리트, 요금소 등)의 가치만 따져 더했기 때문이다. 경부고속도로는 땅값 1조 원에 각종 공작물 가치가 11조 원으로 매겨졌다. 소양강댐은 400억 원에 불과해 웬만한 서울시내 빌딩보다도 싼 가격이다.
물론 재정부가 산정한 가격으로 SOC를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회사 자산은 물론이고 이익창출 능력과 미래발전 가능성 등을 모두 더한 ‘매매가’이지만 SOC 가격평가는 말 그대로 장부상 순수가치다. 재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팔 일도 없을뿐더러 설사 공기업 민영화 등으로 일부를 매각한다고 해도 철저하게 시장가치를 다시 따지는 작업을 한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