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세단의 특성은 그대로, BMW 신형 3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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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3일 11시 00분


속도계 바늘은 어느덧 210km/h를 가리키고 있다. 일반도로에선 엄두도 못 낼 속도에 스티어링 휠을 움켜쥔 두 손에 살짝 힘이 들어갔다. 앞 차의 브레이크등을 주시하며 간격을 가늠한 뒤 오른발에 더욱 힘을 줬다.

차체가 들썩거리며 아직도 힘이 남아있음을 과시한다. 가속페달은 이제 막 한계치의 절반을 넘었섰을 뿐이다. BMW 신형 320d는 스포츠카 반열에라도 오를 듯 트랙에서 폭발적인 주행성능을 자랑했다.
국내 출시 전부터 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BMW 신형 3시리즈를 최근 경기도 화성 자동차성능연구소에서 경험해 봤다. 6세대로 진화한 3시리즈의 외관은 변화가 뚜렷하게 느껴졌다. 기존 모델 대비 전장이 93mm나 길어져 흡사 5시리즈를 보는듯했다. 뒷자리에 앉아 보니 무릎공간과 머리 위 공간이 여유롭다.

제원 상 무릎공간은 15mm, 머리 위는 8mm, 발밑은 18mm 넓어졌다. 2열 승객의 편안한 승하차를 돕기 위해 문이 열리는 각도를 기존보다 5.5도 더 벌렸다. 이전 3시리즈가 운전자 중심의 콘셉트에 집중됐다면 신차는 좀 더 다양한 고객층을 생각한 듯 뒷좌석에 대한 배려가 느껴졌다.

차체 전면은 전조등에서 라디에이터그릴로 이어지는 모습이 강렬하다. 신형 3시리즈의 경우 320d 모델에 스포츠, 럭셔리, 모던 등 3가지 라인업을 먼저 국내에 선보인다. 각 라인은 콘셉트에 따라 휠, 라디에이터그릴, 안개등, 전면 범퍼 등의 디자인과 색상 및 옵션의 조합으로 각각 다른 느낌을 준다.
측면은 전조등 끝에서 시작된 선이 도어손잡이를 타고 후미등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돼 날렵한 모습이고, 후면은 ‘L자’ 형의 후미등으로 안정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실내는 BMW 특유의 운전자 중심 구조가 돋보인다. 주행 중 필요한 기능을 운전자의 손이 쉽게 닿을 수 있는 위치에 배치했다. 센터페시아의 오디오 및 공조장치 버튼들은 운전자 쪽으로 향했으며, 변속기 레버의 위치와 반응도 즉각적이다.

기존 모델과 차이는 2개의 컵홀더가 변속기 레버 앞 센터콘솔에 새롭게 자리했으며 앞뒤 도어 포켓을 더욱 넓혀 수납공간을 확보했다. 앞쪽 도어의 경우 최대 1ℓ짜리 음료수 병을 넣을 수 있다. 이전에 부족했던 수납공간을 생각하면 작지만 대단한 배려다. 트렁크 역시 20ℓ 늘어나 480ℓ까지 적재할 수 있다.
센터페시아 상단의 모니터는 ‘아이패드’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직각의 얇은 패널에 가시성이 높다. 그 동안 기존 5시리즈 이상 모델에만 적용됐던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신형 3시리즈에서 찾아 볼 수 있었다.

엔진은 기존 모델에 적용됐던 4기통 트윈파워 터보 디젤엔진이 탑재돼 4000rpm에서 최고출력 184마력, 1750~2750rpm에서 최대토크는 38.8kg.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순간 가속성능은 7.6초, 최고속도는 230km/h에 이른다. 특히 연료소비와 배출가스량을 감소시키고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 및 8단 자동 변속기를 장착해 경제성을 높였다.
신차의 운동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먼저 핸들링 테스트를 해봤다. 일정 간격으로 설치된 라바콘을 중심으로 좌우로 빠르게 방향전환을 해보니 스티어링 휠의 반응이 즉각적이다.

조금이라도 가속페달에 힘을 준다면 넘치는 파워로 차체가 들썩이며 코스를 이탈할 것 처럼 생각됐지만, 기민한 스티어링 휠의 반응은 생각하는 방향으로 철저하게 차체의 머리를 움직여줬다. 후륜구동의 특성상 약간의 오버스티어가 염려됐지만 시승테스트 줄곧 뛰어난 접지력과 차체의 무게배분으로 균형이 깨지지는 않았다.
정지 상태에서 가속페달에 온 힘을 가하는 풀 가속 후 80km/h까지는 약 6.5초가 걸렸다. 이후 강력한 제동에도 차체가 한쪽 방향으로 쏠리거나 제동거리가 터무니없이 길어지지는 않았다.
6세대 3시리즈는 차체를 키우고 뒷좌석 공간에 대한 배려와 여러 편의장치를 통해 좀 더 패밀리카 느낌으로 콘셉트를 잡은 듯하다. 하지만 여전히 BMW 3시리즈는 운전의 재미를 추구하는 스포츠세단의 특성을 그대로 지니고 있었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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