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한 홈플러스 회장(66·사진)은 27일 저녁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경제는 겉은 파랗지만 속은 빨갛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원래 이날은 홈플러스가 새로 전개하는 사회공헌운동을 소개하는 자리였지만 이 회장은 작심한 듯 최근 대형마트와 대기업슈퍼마켓(SSM) 규제 정책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반(反)서민 정책’ ‘대·중·소 상인보호법’ 등 강경 발언을 쏟아내 영업 규제를 둘러싸고 대형마트 및 SSM과 중소상인 간의 논쟁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은 현재 대형마트 영업일수 및 영업시간 규제를 두고 “진정한 골목상권과 소비자를 위한 게 아니라 대·중·소 상인보호법으로 전락했다”며 “사회주의나 공산주의에도 없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꼬집었다. 현재 대형마트와 SSM의 출점을 규제하는 법안들이 대기업의 슈퍼마켓만 규제하고 크게는 30억 원, 작게는 10억 원이 드는 개인 슈퍼마켓은 규제하지 않다 보니 오히려 골목상권은 위협받고 소비자는 피해를 본다는 의미다.
이 회장은 “결국 소비자들은 품질이 안 좋은 제품을 더 비싼 가격에 사먹을 수밖에 없다”며 “이는 반서민법이고, 포퓰리즘은 역사적으로 잘못됐다고 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정부를 ‘동문서답’에 비유하며 “동쪽에서 물으니 서쪽에서 답답한, 동쪽에서 시작한 정권이 말기엔 서쪽으로 가는 경제를 보여주고 있다”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그는 현재 “테스코 본사는 한국 정부의 규제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며 “본사에선 투자비용을 중국이나 태국 등으로 돌리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고 전했다. 그는 “출점 규제 때문에 전통시장 상권 1km 이내에 매장을 넣지 못하니 서울에서 상권을 칠해 보면 북한산과 한강을 빼면 열 데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240개 지자체가 영업일수를 제한하고, 시간을 제한하고, 이제는 여당이 인구 30만 명 이하 중소도시에는 출점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한다”면서 “지자체가 저마다 다른 결정을 내려 뒤죽박죽이 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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