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중국 베이징의 롯데마트 주성교점에서 열린 ‘한국상품 특별전’에 찾아온 주부 차이잉 씨(61)는 프라이팬과 빨랫비누, 김자반과 도시락용 김, 도마 등을 카트에 쓸어 담았다. 그는 “아들이 한국에서 사다준 화장품을 써봤는데 좋았다”며 “평소 한국 상품을 살 데가 없었다”며 반가워했다.
김자반 업체 ‘한백’의 박향이 사장은 이날 시식코너에 중국인들이 몰리는 통에 연신 “밥 갖다 줘”를 외쳐야 했다. 박 사장은 “작년 11월 중국인 바이어 5명을 만났지만 중국어를 모르다 보니 그들이 보낸 e메일을 번역기를 돌려 겨우 읽었고 답장을 보낼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다”며 “우리나라 대형마트를 통해 중국 땅에 선 소감이 남다르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틀 동안 김자반 200여 봉지를 팔았다.
롯데마트가 중국 베이징의 주선교점, 양교점, 망경점에서 국내 중소기업 69곳의 제품 177개를 선보이는 ‘한국 상품 특별전’에 중국인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멜라민 분유 파동 등을 겪으며 위생과 안전에 민감해진 중국인들은 “비싸지만 품질이 좋은” 한국 제품을 환영했다. 직장인 요찬 씨(29·여)는 김자반 시식 코너에서 “새 제품을 까서 보여 달라, 한 봉지가 몇 인분이냐”며 꼼꼼히 물어본 뒤 두 봉지를 집었다. 그는 109위안(약1만9326원)짜리 수면바지를 고르며 “중국산은 30위안(약 5319원)이면 사지만 한국산이 품질이 좋다”고 말했다. 매장에선 케이팝이 흘러나왔고 한복을 곱게 입은 직원들이 안내를 맡았다.
언어 장벽, 복잡한 유통 단계로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중소기업 관계자들의 얼굴에도 화색이 돌았다. 쌀막걸리를 선보인 영덕주조의 김상호 사장은 “작년에 일본 유통 중개상이 마진이 남지도 않는 800원에 제품을 넘기라고 하는 통에 일본 수출을 포기했다”며 “중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동충하초를 넣은 막걸리를 개발해 놨다”고 말했다. 그는 이틀간 막걸리 100병을 팔았다.
이번 행사는 롯데마트와 중소기업청이 국내 우수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를 열어주기 위해 기획했다. 2∼15일 베이징 3개 점포, 다음 달 4∼17일 상하이 5개 점포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실적이 좋으면 중국 내 롯데마트에 입점할 수 있다. 작년 11월 신청을 받은 뒤 품평회를 거쳐 업체를 선정했다. 협력업체가 아니어도 참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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