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재정위기가 장기화하면서 한국 경제의 일본 엔화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7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조달한 엔화 표시 채권(사무라이 채권) 발행액은 전년의 2배인 3700억 엔(약 5조1060억 원)이었다.
한국 기업과 금융기관은 작년에 약 300억 달러(약 33조6000억 원)의 외화표시 채권을 발행했다. 통화별 비중은 달러 채권이 55%로 전년의 67%에서 크게 줄었고, 엔화 채권은 19%로 8%포인트 늘었다. 줄어든 달러 조달 자금을 엔화 채권을 발행해 충당한 것이다.
신문은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무역액 비중이 90%에 이를 정도로 높지만 원화가 국제 통화로 인정받지 못해 결제통화를 외국에서 조달해 왔다”며 “유럽의 재정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 투자가들이 한국에 대한 투자에 신중한 자세를 보이자 세계 3위 채권시장인 일본으로부터 자금 조달을 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한국의 외화 자금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은 한국 기업의 활발한 해외 진출과 무관치 않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신문은 한국 기업이 일본계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빌리는 ‘간접금융’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미쓰이스미토모 등 일본계 은행은 서울 이외의 해외 주요거점에서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전담창구를 신설하는 등 한국계 기업 대출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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