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27일 이틀간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하는 후진타오(胡錦濤·사진) 중국 국가주석이 서울 중구 장충동 호텔신라에 머물 예정인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후 주석은 2년 전 이 호텔에 묵었다가 정전사고로 큰 불편을 겪은 바 있어 이번 방한에서 다시 호텔신라를 찾을지가 관련 업계의 관심사였다.
호텔신라는 1990년대 초반 중국과의 왕래가 잦아진 이후로 중국 국빈의 단골 숙소였다. 하지만 2010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한 후 주석이 머물고 있을 때 대형 사고가 터졌다. 11월 11일 오후 9시 43분부터 6분간 후 주석이 머물고 있던 층의 전기가 나갔는데 설상가상으로 호텔의 비상용 자체발전기까지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후 주석의 경호원들은 어둠 속에서 테러범의 침입 가능성에 대비하느라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
중국은 호텔신라 측에 강하게 항의했고 이후 한동안 이 호텔에 발길을 끊었다. 사고 이후 방한한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위원을 비롯한 중국 국빈들은 한동안 호텔신라 대신 경쟁 호텔을 선택했다. 지난해 11월 방한한 리커창(李克强) 중국 부총리가 호텔신라에 묵으며 중국의 분노는 다소 누그러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호텔업계에서는 정전 사고를 겪은 당사자인 후 주석이 호텔신라를 다시 찾을지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이 많았다.
후 주석이 2년 만의 방한에서 다시 호텔신라를 선택한 것은 탈북자 강제 북송과 이어도 문제 등으로 반(反)중국 정서가 높아진 점을 감안한 때문으로 보인다. 국빈급이 머물 만한 특급호텔은 대부분 서울광장 인근에 몰려있어 시위대가 접근하기에 용이하다. 서울광장 집회 개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핵안보정상회의에 반대하고 있는 점도 이번 숙소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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