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다시 2,000 선에 안착하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얼마나 더 상승 추세를 이어갈지 모르니 선뜻 주식을 매수하기가 꺼려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은행 예금에 돈을 묵혀두자니 금리가 턱없이 낮다.
이런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최근 주가연계증권(ELS)과 상장지수펀드(ETF)의 일명 ‘E브러더스’가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ELS는 주가 하락을 방어하면서도 10% 내외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 때문에, ETF는 펀드와 주식의 장점을 두루 갖췄다는 매력에 투자자들의 뭉칫돈이 몰린다.
ELS는 개별 주식이나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그 기초자산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파생상품이다. 주식이나 펀드와 달리 청약 당시 수익달성 조건과 수익률이 미리 정해지는 게 특징이다. 19일 동양증권에 따르면 2월 증권사들이 발행한 ELS 규모는 4조6503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보였다. 이는 전달보다 1조8933억 원이나 많은 규모로 종전 최고치인 지난해 5월의 3조8560억 원을 뛰어넘었다.
ELS에 돈이 몰리는 것은 방향성을 알기 힘든 증시가 원인으로 꼽힌다. 증시가 2,000 선을 전후로 등락을 거듭하면서 방향을 잡지 못하자 직접투자를 하기에는 부담스럽지만 수익은 포기하기 싫은 투자자들이 ELS을 눈여겨보는 것이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증시에 투자하고 싶은 유동성 대기자금이 ELS로 대거 유입되고 있다”며 “개별 주식투자는 불안하지만 수익은 얻기 위해 ELS로 간접투자에 나선 것”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ELS는 기초자산이 크게 하락하면 직접투자 못지않게 큰 손실을 볼 수 있는 중위험 상품이다. 게다가 주식형펀드와 달리 중도에 손절매를 하기도 쉽지 않다. 따라서 초보자라면 상승 여력이 풍부한 코스피200형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
ETF는 특정 주가지수에 따라 수익률을 얻도록 설계된 펀드다. 코스피200, KRX100같이 전체 시장을 대표하는 지수에 연동하는 대표지수ETF는 물론이고 레버리지ETF와 인버스ETF 등 지수파생 ETF도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레버리지ETF는 지수 변화의 일정배율 이상 수익을 올린다. 코스피가 1% 오르면 약 2%의 수익률을 얻는 식이다. 반면에 인버스ETF는 지수변화의 반대 방향으로 일정배율의 수익을 올린다.
연동된 지수를 따라 움직이는 인덱스펀드와 실시간으로 매매되는 주식의 편의성을 두루 갖춘 데다 인버스ETF와 같이 주가 하락에 대비한 ‘헤지’ 기능도 갖췄다는 매력 덕분에 ETF는 꾸준히 몸집을 불리고 있다. 최근엔 자동매매 시스템을 활용한 ETF 투자방법이 활용되기도 한다. 지수 변동 폭을 기준으로 내릴 때는 더 사고 오를 때는 덜 사는 방법으로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는 방법이다.
하지만 아무리 매력적인 ETF라 해도 주의점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다양한 ETF 중 입맛에 맞으면서도 거래 규모가 크고 거래량이 많은 ETF에 투자해야 한다. 거래가 부진하면 제때 팔 수 없어 주가 하락에 따른 피해를 그대로 떠안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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