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이 금융자산 2000만 원 정도의 신흥 중상류층을 대상으로 전담 프라이빗뱅커(PB)를 배치하고 각종 수수료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 기존 초고액자산가에 대한 서비스가 포화상태에 이르자 PB 문턱을 낮춰 고객 저변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다.
씨티은행 아태지역본부는 20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한국씨티은행에 2000만 원 이상을 예치한 고객들에 대한 패키지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은행의 기존 VIP 마케팅은 △씨티 프라이빗 고객(예치액 10억 원 이상) △씨티골드 고객(1억 원 이상)만 대상으로 했지만 앞으로 2000만 원 이상을 맡긴 ‘젊은 부유층’ 고객에게까지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씨티은행은 현재 13만 명에 이르는 자사의 신흥부유층 고객을 향후 20만 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앞으로 신흥부유층 고객을 위해 전담 직원을 둬 자산관리 서비스를 하고 온라인·모바일 수수료를 평생 면제하며 필요할 때마다 즉각 금융상담을 해주는 ‘실시간 채팅’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해외 자동화기기(ATM) 수수료 면제, 긴급 현금서비스, 해외 체류를 위한 계좌 개설 지원 등 글로벌 서비스도 선보인다.
이날 한국씨티은행은 한국 등 아시아 8개국의 신흥부유층 고객 8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설문에 응한 한국인의 82%는 ‘재정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하다’고 했고, 67%는 ‘미래의 재정상태를 매우 걱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은행에 따르면 금융자산 2000만 원 이상을 보유한 한국의 신흥부유층 고객은 1100만 명으로 성인 인구의 35%에 이른다. 이들은 기존 VIP 고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고 첨단기술에 해박하며 사회적 지위 향상을 추구하면서 재무 설계에도 큰 관심을 보인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젊은 부자’ 잡기에 나서고 있다. 일찍 재산을 증여받은 경우나 청년 자영업자 등 나이는 젊지만 금융자산이 많은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니얼 바라노스키 씨티은행 아태지역 신흥부유층 부문 대표는 “한국의 시중은행들이 엇비슷한 VIP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잠재적 부유층에 대한 마케팅을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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