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시승기]개성적 외관+매끄러운 가속능력… 폴크스바겐 ‘시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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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6일 03시 00분


40년의 한국 인연 이어간다


지난달 한국에 출시된 독일 폴크스바겐의 준중형 스포츠쿠페(문짝이 2개인 날렵한 형태의 차량) ‘시로코’는 유독 마니아층이 두꺼운 모델이다. 국내 자동차 마니아들은 이 차가 출시되기를 오랫동안 기다렸다. 기다리지 못한 일부 소비자는 이 차를 개인적으로 수입하거나 중고차 시장을 뒤지러 나설 정도였다.

무엇이 그렇게 특별할까. 시로코는 폴크스바겐의 여러 라인업 중에서도 유독 개성이 강하다. 유려한 디자인이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지만 달리고, 돌고, 서는 자동차의 기본기도 나무랄 데 없다. 정통 스포츠카를 보유하지 않은 폴크스바겐 브랜드에 역동적인 이미지를 더해주는 전략 모델이기도 하다.

국내 출시된 ‘시로코 R-라인’은 멋을 더했다. 폴크스바겐의 고성능차 개발부서인 ‘R’가 외관을 손봤다. 수석 디자이너인 발터 드 실바가 그려낸 역동적인 디자인 위에 공기저항에 최적화한 스포츠타입 범퍼를 달아 육체미를 강조했다. 오밀조밀하고 야무진 느낌의 외관이지만 실내는 생각보다 넓다. 수동식 시트는 불편하지만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엔진은 이미 폴크스바겐과 아우디의 여러 차종에 장착돼 검증 받은 2L급 터보 디젤 직분사식(TDI)이다. 2.0 TDI는 원래 최고 출력이 140마력이지만 이 차는 170마력을 낸다. 튜닝을 통해서다.

가속능력은 제원의 수치를 웃돈다. 낮은 엔진회전수(RPM)에서도 치고 나가는 힘이 좋다. 거친 날카로움보다는 매끄러운 부드러움에 가깝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8.1초. 일상 주행속도인 시속 60∼80km 구간까지는 순식간이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S)로 두면 더욱 강한 질주감을 느낄 수 있다.

고속으로 달릴 때는 도로 위에 달라붙는 듯한 안정감이 느껴진다. 일단 차체를 낮고 넓게 설계했고, 노면의 정보를 읽어 바퀴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전자장비도 안정감을 거든다. 앞바퀴 굴림방식(전륜구동)이지만 운전대의 조작감이 후륜구동 못지않게 날카롭다.

차체 밑바닥 충격흡수장치(서스펜션)는 단단하다. 역동성이 높지만 거친 노면을 달릴 때 어느 정도 충격을 감수해야 한다. 바퀴는 준대형차에 쓰일법한 19인치급을 달았다. 스포츠쿠페다운 당당한 자세를 연출하지만 조금은 과한 느낌도 있다.

변속기는 수동의 장점과 자동의 편리함을 겸비한 6단 자동 듀얼클러치(DSG) 타입이다. 공인 연료소비효율(연비)은 L당 15.4km. 급가속을 삼가고 경제운전을 하면 공인 측정수치를 웃도는 연비를 낼 수 있다. 가격은 4220만 원. 인상적인 첨단 편의장치는 없다. 달리기 성능과 개성적인 외관에 주목하는 소비자가 주된 공략 대상으로 보인다.

이 차는 한국과도 인연이 있다. 1974년 출시된 시로코의 초대 모델은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의 작품이다. 그는 비슷한 시기 현대차 ‘포니2’를 디자인했다. 1세대 시로코와 포니2는 형제처럼 쏙 빼닮았다. 시로코는 이탈리아어로 ‘뜨거운 바람(熱風)’을 뜻한다. ‘열풍’은 40년 가까이 명맥을 유지하며 달리고 있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폴크스바겐#시로코#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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