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국물 大戰 라면家, 이젠 2세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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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7일 03시 00분


■ 신시장 개척-위기관리 시험대에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하얀 국물 라면’ 시장이 주춤하고 있다. 또 공정거래위원회가 22일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팔도 등 4개 회사에 가격 담합 혐의로 과징금 1354억 원을 부과하는 등 라면업계가 안팎으로 우환을 겪고 있다.

라면업계에서는 “어려울 때일수록 리더십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라면업계의 경우 2010년경부터 오너 2세들의 본격적인 경쟁구도가 형성됐는데, 이들의 역량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라면업계 오너 2세 경영인들의 경우 경영전략이나 스타일에서도 뚜렷한 차이를 보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신춘호 농심 회장의 장남 신동원 농심 부회장(54)은 ‘건강’을 특히 강조한다. 구매, 재무, 일본 사업 등을 거친 그는 설비 투자와 제품 개발 등에 두루 관여하고 있다. “시장이 어떻든 소비자가 원하는 건강한 라면을 만든다”는 철학을 가진 신 부회장은 2007년 270억 원을 들여 건면 공장을 설립하기도 했다. 신 부회장이 이끄는 농심은 올해 약 10개의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전중윤 삼양식품 명예회장의 장남인 전인장 회장(49)은 부인 김정수 사장과 ‘부부 경영’을 하고 있다. 전 회장은 신사업, 김 사장은 라면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2010년 전 회장의 주도로 삼양식품이 외식업체 ‘호면당’을 인수하자, 김 사장은 호면당의 메뉴 ‘나가사끼 탕면’을 제품화해서 나가사끼 짬뽕을 선보였다. 전 회장 부부는 ‘돈라면’을 선보이며 또 한 번의 바람몰이를 시도하고 있다.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의 외아들인 함영준 회장(53)은 매주 또는 격주로 연구소에 들러 라면을 시식할 정도로 현장경영을 중시한다.

윤덕병 한국야쿠르트 회장의 외아들 윤호중 전무(41)는 올해 초 라면과 음료 부문을 ‘팔도’라는 법인으로 분리하면서 팔도의 대주주가 됐지만 아직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한편 하얀 국물 시장은 성장세 둔화가 뚜렷하다. A대형마트의 1∼3월 전체 봉지라면 매출에서 하얀 국물 라면의 비중은 1월 29.3%에서 2월 24.1%, 이달 들어 25일까지 19.3%로 매달 줄었다.

제품별로 나가사끼 짬뽕은 매출 비중이 1월 12.6%에서 2월 11.4%, 3월엔 8.8%로 줄어들었다. 꼬꼬면은 1월 7.8%에서 3월 4.5%, 오뚜기 ‘기스면’은 6.3%에서 4.0%, 농심 ‘후루룩 칼국수’는 2.6%에서 2.0%로 각각 감소했다.

B대형마트 봉지라면 매출에서도 하얀 국물 라면 비중은 1월 23.7%에서 2월 24.8%, 이달 들어 25일까지 17.1%로 줄어들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기업CEO#라면#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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