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지난해 10월 배럴당 90달러 수준이던 중동산 두바이유는 25일 기준(현지 시간) 122달러로 4개월 새 36% 올랐다. 유류비는 항공기 운영 전체 비용의 약 30%를 차지한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이 올해부터 EU 지역에 취항하는 항공사를 탄소배출권거래제(ETS) 적용 대상에 포함시키면서 항공사들은 수익성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항공사들은 다양한 자구책을 내놓고 있다. 연료소비효율이 개선된 친환경 항공기를 도입하는 한편, 엔진 세척과 탑재화물의 경량화를 통해 연료 소모량과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연료소비효율성이 높은 친환경 화물기인 B747-8F와 B777F를 도입했다. 이들 화물기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존 항공기보다 17% 정도 줄였다. 대한항공이 2015년 도입할 예정인 캐나다 봄바디어의 CS300 여객기는 동체와 날개에 첨단 소재를 적용해 항공기 무게를 대폭 줄였으며 연료소비효율도 기존 동급 모델보다 15% 개선했다.
무게를 1kg이라도 줄이려는 노력도 치열하다.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기에 탑재되는 카트의 경량화 작업에 한창이다. 인천∼로스앤젤레스 노선 기준으로 비행기 한 대에는 총 40개의 카트가 탑재된다. 아시아나항공은 27.3kg의 카트를 20kg짜리로 교체하는 작업을 내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기내에 비치하는 책자도 가벼운 재질을 사용하고 크기를 줄일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일부 기내식 쟁반의 무게를 기존 993g에서 649.1g으로 줄였는데 이것만으로도 2010년 기준 연간 3만2000달러(약 3616만 원)의 연료 절감효과를 거뒀다고 한다.
엔진 세척을 통해 연료효율성을 높이는 작업도 진행한다. 아시아나항공은 2010년 290대, 지난해는 327대의 엔진 세척 작업을 실시했다. 엔진 내부의 압축기 공기 흐름 통로에 낀 이물질을 물로 제거하면 연료소비효율이 약 0.5%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항공사들은 이 밖에도 운항 시 경제속도·고도 유지, 동맹 항공사와 항공유 공동 구매 등 다양한 연료절감 방안을 찾고 있다. 항공사 관계자는 “고유가와 탄소세 부과가 동시에 겹치며 그 어느 때보다 수익성을 위협받고 있다”며 “절약할 수 있는 부분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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