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예상과 달리 뜨거웠던 올해 1분기(1∼3월) 증시가 마무리되면서 투자자들의 눈길은 4월 증시로 옮겨가고 있다. 1, 2월에는 외국인투자가들의 매수 ‘랠리’가 증시에 불을 지폈다면 3월에는 삼성전자의 독무대가 펼쳐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월 증시의 주요 관전 포인트는 글로벌 유동성 랠리의 지속 여부와 삼성전자 등 대표주의 1분기 실적 발표다.
올해 초 증시를 달군 외국인의 매수세는 3월 들어 시들해졌다. 지난해 말 이뤄진 유럽중앙은행(ECB)의 1차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 영향으로 2월까지 늘어나던 유동성이 주춤해진 것이다. 여기에 기관투자가들의 매도세도 가세하면서 지수 상승여력이 줄어들었다. 스페인 국채금리가 높아지는 등 그리스 이외의 다른 유로존 국가들에 대한 불안감도 투자 수요를 위축시키고 있다. 3월에 은행채 만기가 집중돼 있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4월에는 다시 돈이 풀릴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1차 LTRO 당시에도 한 달가량 시차를 두고 유동성 효과가 나타냈다”며 “2차 LTRO가 2월 말 실시됐기 때문에 4월부터 시장에 돈이 풀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우려됐던 포르투갈 국채금리가 빠르게 떨어지는 등 투자 대기자금이 움직일 수 있는 긍정적인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 30일 긴축안을 담은 스페인의 예산안 발표와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 결과에 따라 4월 유동성 장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4월 증시의 또 다른 키워드는 삼성전자 주가의 행보다. 삼성전자 1분기 실적이 휴대전화 판매 호조 등으로 당초 예상한 4조 원 후반대에서 5조 원으로 상향 조정되자 연일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주가가 4월에 있을 실적 발표 이후 잠시 조정을 거치겠지만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본다. 양대용 삼성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차기작을 내놓지 못해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판매 호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반도체 분야의 실적도 이익에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에 가려 3월에 빛을 보지 못한 업종이나 기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에 대한 증시 쏠림 현상이 줄어들면 1분기 실적이 좋은 다른 업종으로 돈이 흘러들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전자제품과 통신장비 등 최근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크게 높아지는 업종은 4월 실적 발표 이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LG전자는 북미 가전 수요가 회복됨에 따라 에어컨과 프리미엄 가전 판매가 늘어 당초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이 예상된다.
오 연구원은 “4월 증시는 유동성에 따른 삼성전자와 코스피의 ‘상생’에 달려 있다”면서 “삼성전자가 증시 안전판으로서의 역할을 이어가는 가운데 늘어난 유동성이 다른 업종으로 흘러들어가면 전체적인 코스피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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