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선종구 회장 100억대 美골프장도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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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9일 03시 00분


檢 베벌리힐스 주택 이어 추가 확인… 자금출처 수사구속영장 기각… 檢 “법원 판단 존중… 재청구 검토”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사진)이 2007년 아들 현석 씨가 대표로 있는 국내투자법인 IAB홀딩스를 통해 미국 샌디에이고 인근에 있는 애로드 골프장을 954만 달러(약 108억 원)에 매입한 사실이 28일 검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현석 씨가 2008년 미국 베벌리힐스에 172만 달러(약 19억 원) 상당의 고급 주택을 사들인 데 이어 선 회장 일가가 보유한 고가의 해외부동산이 또 하나 확인된 셈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 검사장)는 이 과정에서 불법증여가 이뤄졌는지, 회삿돈과 개인자산을 해외로 빼돌렸는지를 조사한 뒤 이날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된 선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역외탈세와 횡령, 배임 등 4000억 원대의 경제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선 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박병삼 영장전담판사는 “여러 범죄혐의 사실의 중요 부분에 대해 소명이 부족하거나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어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고 영장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선 회장은 2007년 유진그룹이 하이마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자녀 명의로 하이마트 지분 19%를 사도록 한 뒤 증여세 400억 원을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선 회장은 자녀들에게 일시증여를 했다고 국세청에 신고하고 증여세보다 낮은 소득세만 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해외투자법인 룩스가 하이마트를 인수할 때 은행대출 2330억 원을 받아 이 부채를 모두 하이마트가 갚도록 한 혐의(배임)도 받고 있다. 피인수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대출받아 인수합병에 나서는 차입매수(LBO) 방식은 국내외에서 엄격히 규제되고 있지만 선 회장은 두 개의 페이퍼컴퍼니를 내세워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오갔다. 법원은 이런 부분들이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다고 본 것으로 알려졌다.

영장 기각 후 검찰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 추가 조사를 통해 혐의를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 내부적으로는 “인테리어업체 등에서 100억 원대의 금품을 받고 회삿돈 200억 원을 빼돌린 것도 큰 범죄인데 영장을 기각한 것은 부당하다”는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검찰이 영장 재청구를 염두에 두고 법원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일단은 수긍하는 입장을 발표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추가 범죄 혐의로 볼 수 있는 정황이 나온 만큼 법리 검토와 추가 조사를 통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법원은 납품중개업체로부터 19억여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모 하이마트 부사장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하이마트#선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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