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92주년/기업 없이 미래 없다]대한민국 主食 회사,그들이 없다면… 무엇으로 먹고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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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30일 03시 00분


30대그룹 올해 120조 투자 13만6000명 신규채용 예정
기업 자체가 국가 경쟁력… 사회와 동반성장의 길로
대기업 성장 ‘낙수효과’ 약화… 중소기업과 상생도 과제로


한국 기업이 세계무대에서 약진하고 있다. 2000년 포천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 순위에서 삼성전자는 92위, 현대자동차는 149위, 포스코는 422위에 불과했다. 지난해 발표에서는 삼성전자가 22위, 현대차가 55위, 포스코가 161위로 껑충 뛰었다.

한 나라의 기업은 그 자체가 국가 경쟁력이고 국가 브랜드다. 성장하는 기업은 투자를 통해 일자리와 소득을 늘린다. 기업이 성장하는 만큼 국가 경제도 탄탄해진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한국 경제가 노동력보다는 자본과 기술 중심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재편되면서 대기업의 성장이 고용과 소득에 미치는 ‘낙수(落水) 효과’가 약해지고 있다. 기업과 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동반 성장’이 한국 기업의 질적 도약을 위한 과제로 떠올랐다.

○ 30대 그룹, 올해 120조 원 투자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SK LG 등 30대 그룹은 올해 모두 120조4000억 원을 투자한다. 이는 지난해보다 9.6% 늘어난 규모다. 대기업들이 친환경, 헬스케어, 디스플레이 등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적극 나서면서 투자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분야별로는 30대 그룹의 올해 시설 투자가 94조 원으로 전년보다 7.7%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개발(R&D) 투자도 지난해보다 16.9% 늘어난 26조4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들이 세계 경기 침체 속에서도 성장의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면서 30대 그룹의 신규 채용 규모도 지난해보다 3.6% 늘어난 13만6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는 고졸 채용 인원이 4만1000명으로 지난해(3만7000명)보다 10.6%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30대 그룹의 총 종업원 수는 2001년 65만 명에서 2010년 106만 명으로 63.2% 증가했다. 2001년부터 2010년까지 30대 그룹의 고용 증가율은 5.5%로 같은 기간 취업자 증가율(1.1%)의 5배, 임금 근로자 증가율(2.4%)의 2.3배에 이른다.

○ 위기 속에서 기회를 포착

글로벌 경제위기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국 대기업의 빠른 성장과 공격적인 투자는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기업을 쫓아가는 ‘빠른 추종자(fast follower)’에서 시장을 리드하는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해 성장과 투자에 방점을 찍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아일보가 삼성 현대차 LG 등 12개 대기업 총수의 올해 신년사와 신년 메시지를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언급된 경영 키워드도 ‘성장’이었다.

이동현 가톨릭대 교수는 “한국 대기업들이 경기 침체와 저성장을 우려하면서도 신사업 강화, 신제품 개발, 신시장 진출 등 안정보다는 성장 전략에 방점을 찍고 있다”며 “투자와 성장을 강조하고 선진국보다 신흥시장, 기존 사업보다 신규 사업, ‘글로벌기업 따라 하기’보다는 시장을 리드하는 ‘선도자 전략’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기업의 공격적인 투자와 성장은 한국식 경영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2010년에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본사 임원들이 경제위기를 빠르게 극복한 한국을 배우기 위해 삼성 등 국내 기업을 방문하기도 했다. 마르틴 헤르메트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한국식 경영의 장점을 분석한 경영서적인 ‘타이거 매니지먼트’를 올해 7월 해외 시장에 출간하기로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 대기업과 中企의 동반 성장이 과제

한국 대기업은 외환위기로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경영의 체질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끌어올리며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 하지만 한국 경제 특유의 대기업 중심 경제 구조가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과 양극화라는 부작용을 낳았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대기업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줄이는 해법이 한국 경제의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한국의 수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대 초반으로 독일(80%)이나 대만(56%)보다 낮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휴대전화 시장의 25.6%와 20.5%를 차지하고 있지만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부품소재 시장에서 일본의 점유율은 세라믹 콘덴서와 수정 부품이 각각 70% 이상을 차지한다. 액정 디스플레이도 삼성과 LG 등 한국 대기업이 세계 시장의 44%를 차지하고 있지만 핵심 부품인 컬러 필터와 편광판 보호필름은 일본 기업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기술 노하우를 전수하고, 개발 자금과 전문 인력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부품소재 산업을 육성하고, 중소기업의 글로벌 시장 개척을 돕는 동반성장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연구개발 등 공동의 협력 활동을 통해 성과가 나면 이를 사전에 계약한 대로 나누는 성과공유제도 대안으로 꼽힌다.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관계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소한 국내시장에서 경쟁하기보다는 서로의 경쟁력을 높여 해외시장에서 파이를 키워 성과를 내고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대기업#중소기업#상생#낙수효과#30대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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