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92주년/다시 뛰는 금융리더]수출기업의 벗… 올해 70조 지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30일 14시 55분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왼쪽)은 신뢰, 현장, 스피드, 소통의 네 가지 핵심가치로 수출입은행을 이끌고 있다. 김 행장이 지난해 11월 서울 영등포 쪽방촌을 찾아 연탄배달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 수출입은행 제공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왼쪽)은 신뢰, 현장, 스피드, 소통의 네 가지 핵심가치로 수출입은행을 이끌고 있다. 김 행장이 지난해 11월 서울 영등포 쪽방촌을 찾아 연탄배달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 수출입은행 제공
지난해 한국이 세계에서 9번째로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하는 데 기여한 숨은 기업이 있다. 바로 수출기업의 든든한 벗인 한국수출입은행(수은)이다.

수은은 1976년 설립된 이후 금융 지원에 앞장서 왔다. 특히 지난해 금융 지원 규모는 총 67조 원으로 전년 대비 5% 증가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확대됐던 단기대출을 줄이고 중장기 위주로 재편하면서 거둔 성과다. 지난해에는 향후 10년 동안 수은의 길잡이가 될 최초의 중장기 전략인 ‘비전 2020’도 수립했다. 이로써 금융자문과 주선뿐만 아니라 출자,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까지 모두 취급하는 혁신적 공적수출신용기관(ECA) 모델을 새롭게 제시했다.

이러한 수은의 변화는 김용환 은행장이 주도하고 있다. 경제관료 출신으로 재무부(현 기획재정부), 금융감독원 등을 거친 김 행장은 △신뢰 △현장 △스피드 △소통 등 네 가지 핵심가치를 나침반 삼아 수은을 이끌고 있다. 취임 초기부터 ‘스피드 경영’을 강조해 보고 간소화 및 형식의 탈피, 전화 및 문자보고의 활성화 등을 적극 권장했다. 이와 함께 ‘바로 CEO 메일’, ‘인트라넷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직원들과 소통하고 현장을 뛰며 수출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도 꾸준히 만나고 있다.

김용환 행장
김용환 행장
수은은 올해는 글로벌 경기침체를 극복하고 ‘무역 2조 달러’ 시대로 향하는 원년으로 삼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인 70조 원의 금융을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국내 기업들이 해외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도록 플랜트 산업부문에 16조5000억 원을 제공하고 녹색기업과 조선사들이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를 할 수 있도록 19조6000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수은은 해외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주력할 계획이다. ‘선(先)금융 후(後)발주’가 보편화된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뒷받침하는 것을 수은의 역할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수은은 지난해 주요 사업을 발굴하고 총괄·조정하는 ‘총괄사업부’와 금융자문·주선을 주도하는 ‘금융자문실’을 신설해 코디네이터 기능을 맡겼다.

수은은 2010년 착공한 포스코의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 건설에 단일 프로젝트 사상 최대 규모인 12억 달러를 지원하는 동시에 일본계 은행 등 7개 외국계 금융기관의 맞춤형 협조융자를 주선하는 데 성공했다. 수은 관계자는 “올해는 수출지원 효과가 큰 대형 투자 개발형 사업과 같은 ‘전략사업 발굴’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며 “올해 들어 카자흐스탄 석유화학사업 등 8개 사업에 대해 입찰 전 단계부터 금융자문을 하고 있으며 반드시 수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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