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92주년/다시 뛰는 금융리더]‘따뜻한 신한’ 고객속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30일 15시 12분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왼쪽에서 네 번째)은 비올 때 우산을 빼앗지 않는 ‘따뜻한 금융’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11월 ‘따뜻한 금융’ 선언식에서 한 회장과 신한금융 계열사 대표들이 하트 모양을 그리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제공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왼쪽에서 네 번째)은 비올 때 우산을 빼앗지 않는 ‘따뜻한 금융’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11월 ‘따뜻한 금융’ 선언식에서 한 회장과 신한금융 계열사 대표들이 하트 모양을 그리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제공

금속공업회사인 P사는 2007년 말 대규모 적자로 자기자본이 완전 잠식돼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신한은행 조사 결과 P사의 적자는 당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연구개발(R&D) 비용을 너무 많이 쓴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신한은행은 당시 실사를 통해 P사가 우량자산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유동성 위기가 경영 실패 때문이 아니어서 생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자 상환압박을 받고 있던 대출금을 대환해주고 원자재 구매자금 131억 원을 새로 빌려주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신한은행의 지원을 받은 P사는 점차 경영이 정상화됐다. CCC로 떨어졌던 신용등급은 BB+로 올라갔고 2007년 694억 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09년 1511억 원까지 늘어나며 완전 정상화됐다. P사는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따뜻한 금융’의 대표적 사례다.

○ “금융을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한다”

한 회장은 첫 그룹경영회의에 참석한 지난해 9월 “기업 이념에도 공고한 나눔의 철학이 반영돼야 한다”며 ‘따뜻한 금융’을 실천하겠다고 선언했다. 금융회사로서 고객의 이익과 성공을 우선해야 하지만 비를 맞고 있는 고객의 우산까지 빼앗지는 말자는 취지다. 한 회장은 “고객이 어려울 때 먼저 손을 내밀어 어려움을 이겨낸 고객이 은행 발전에 기여하는 핵심 고객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지난해가 ‘따뜻한 금융’ 추진 원년이었다면 올해는 ‘도약의 해’라고 신한금융은 밝혔다. 한 회장은 고객들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8개 그룹사별로 ‘따뜻한 금융 추진단’을 설치했다. 추진단을 지원하기 위해 지주 및 8개 그룹사 부사장급 임원들을 중심으로 ‘따뜻한 금융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두 차례 회의를 열고 중점 추진 전략을 마련했다. 우선 이달 말까지 계열사별로 기존의 상품과 서비스를 다시 점검하기로 했다. 상품 개발에서부터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고객의 눈으로 철저히 해부하겠다는 것이다. 점검 포인트도 상품 및 서비스 개발 프로세스의 적정성과 판매 대상 고객 적합성 등 14개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노출된 문제점들을 즉각 보완해 ‘따뜻한 금융’이 구현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추진단은 현재 은행을 비롯한 주요 자회사의 영업점을 방문해 영업현장의 다양한 생각과 고민을 듣고 있다. 한 회장은 “따뜻한 금융을 추진하는 데 장애요인은 무엇인지, 방문 고객이 진정 원하는 조건은 무엇인지 살펴본 뒤 개선 방향을 도출하기 위한 것”이라며 “따뜻한 금융이 단기간에 정착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영업현장에 있는 직원들의 생각과 행동이 바뀌는 것이 먼저이기 때문에 꾸준히 소통하고 교육하겠다”고 말했다.

신한, 견고한 조직 구축탄탄한 리스크 관리… 글로벌 사업 확대해… 수익 다각화에 초점
신한, 견고한 조직 구축
탄탄한 리스크 관리… 글로벌 사업 확대해… 수익 다각화에 초점
○ 2012년 새로운 진화

한 회장은 올해 1월 6일 경기 기흥연수원에서 ‘2012년 신한경영포럼’을 열어 올해의 경영전략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한 회장은 올해 전략목표를 ‘새로운 진화(進化) 2012, 고객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으로 정한 뒤 중점 추진전략으로는 ‘따뜻한 금융’과 함께 ‘견고한 조직역량 구축’과 ‘융·복합 경영 확립’을 내세웠다. 올해는 우선 견고한 조직역량을 갖추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유럽 재정위기가 아직 해소되지 않은 만큼 탄탄한 리스크관리를 통해 내실경영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국제경제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비즈니스 사업을 확대해 그룹의 수익을 다각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조직역량을 키워나간다는 계획이다.

융·복합 경영 역시 중점 추진 대상이다. 이를 위해 신한금융은 그룹사별 내부 역량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계획이다. 또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금융계에 새롭게 일고 있는 변화에도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한 회장은 이날 경영전략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위대한 기업은 위기의 절정에서 탄생한다”며 “고객과 금융회사의 이익이 같은 쪽으로 갈 수 있게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더욱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속해 있는 사회 및 고객과 공존하기 위해 새롭게 진화하는 한 해가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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