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권모 씨(63)는 최근 지인으로부터 자녀들에게 부동산을 증여할 계획이라면 올해 봄 안에 하는 것이 좋다는 말을 들었다. 올봄 이전에 증여할 때와 봄이 지나 증여할 때 어떤 차이가 있을까. A. 권 씨뿐만 아니라 부동산을 증여할 마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매해 봄 시기를 주목해야 한다. 부동산에 대한 증여세는 그 부동산의 기준시가로 계산하는데 주로 4, 5월에 새로운 기준시가가 공시된다. 단독주택은 개별 단독주택 가격이 매년 4월 말 공시되고 토지의 개별 공시지가는 5월 말에 나온다. 부동산 기준시가가 오르거나 내리면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는 물론이고 증여세도 달라진다.
올봄에는 기준시가가 전보다 더 오를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기준시가의 변화 방향은 우선 매년 초에 발표되는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과 표준지 공시지가를 통해 예상할 수 있다. 올해 초 국토해양부는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전국 평균 5.38% 상승했고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는 전국 평균 3.1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최근 불황인 부동산 경기를 감안할 때 시세는 그대로인데 공시가격만 오른 곳도 상당하다.
이는 실거래 가격의 기준시가 반영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정부가 여전히 시세 반영률이 낮다고 보고 앞으로 더 인상할 예정이라 밝힌 만큼 몇 년간 기준시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올봄 공시될 부동산 기준시가는 전보다 오를 것으로 보여 단독주택은 4월 이내, 토지는 5월 이내에 증여하는 것이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지름길이다.
권 씨는 현재 기준시가 8억 원짜리 상가를 증여할 계획이다. 만약 올해 5월 기준시가가 5% 정도 오른다고 가정했을 때 증여가액은 4000만 원 올라가고 증여가액 5억∼10억 원 구간이므로 증여세율 30%가 적용돼 증여세는 무려 1080만 원이 늘어난다. 여기에 취득세 증가분 160만 원을 더하면 권 씨가 올해 5월 이후에 증여할 때 약 1240만 원의 세금을 더 내게 되는 셈이다.
물론 부동산을 증여하고자 할 때 증여세를 줄인다고 언제나 좋은 것은 아니다. 증여가액이 적다면 당장 증여세 부담은 낮아진다. 하지만 자녀가 다시 그 부동산을 양도할 때에는 취득가액(증여가액)이 적아 양도차익이 늘어나고 이에 따른 양도소득세 부담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동산을 증여할 때는 기준시가의 변동과 함께 자녀의 증여세율과 양도세율도 함께 비교해 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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