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트, 500m내 신규출점 금지

앞으로 프랜차이즈 빵집인 파리바게트(SPC그룹)와 뚜레쥬르(CJ푸드빌)는 기존 점포의 500m 반경 내에는 새로운 점포를 낼 수 없게 된다. 또 프랜차이즈의 고질적인 횡포로 지목됐던 매장 리뉴얼 강요도 점포를 낸 지 5년 내에는 전면 금지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9일 이런 내용의 '제과·제빵 분야 가맹사업 모범거래기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모범거래기준에 따르면 기존 점포 반경 500m 이내 지역에서는 신규 점포를 세울 수 없다. 다만 주변에 3000가구 이상의 아파트가 새로 들어서거나 철길 또는 왕복 8차선 이상 도로로 상권이 분리되는 경우는 500m 안에 새 점포를 낼 수 있도록 예외규정을 뒀다.

이는 제빵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기존 점포 인근에 새 점포나 직영점을 열면서 기존 점포가 수익 악화로 폐업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0년 문을 닫은 프랜차이즈 빵집 가운데 가맹본부의 영업지역 침해로 인한 폐업이 12%에 이르렀다.

또 모범거래 기준은 제빵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전액 비용을 지원할 때를 제외하고 5년 이내 매장 리뉴얼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했다. 5년 이후 리뉴얼을 요구하더라도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리뉴얼 비용의 20~40%를 지원해야 한다. 이와 함께 리뉴얼 과정에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지정하는 특정업체와 거래하도록 강요하거나, 리뉴얼 요구를 거부하는 가맹점에 대해 일방적으로 계약갱신을 거절하는 관행도 금지했다.

공정위는 모범거래기준을 제빵 업계 1·2위 업체인 파리바게트와 뚜레주르에 우선 적용한 뒤 가맹점 수 1000개 이상 또는 매출 1000억 원 이상인 다른 외식업 프랜차이즈로 확대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모범거래기준 적용대상인 기업들과 공정거래협약을 맺고 모범거래기준이 가맹계약서에 반영되는지 감독할 방침이다.

파리바게트와 뚜레주르는 조만간 가맹점포 개설과 리뉴얼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파리바게트를 운영하는 SPC그룹은 "가맹점과의 동반성장을 위해 모범거래기준에 대해 공감한다"며 "가맹점포와의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