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의 대표적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증시 상장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익 규모가 수천억 원에서 수조 원에 이르는 터키 기업들이 상장하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외국 기업들의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중국 ‘고섬 사태’ 이후 얼어붙었던 해외 기업 상장 유치의 물꼬도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거래소는 16일 대우증권, 터키 IS증권과 공동으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글로벌 터키 기업 초청 거시경제 세미나 및 기업설명회(IR) 행사’를 개최했다. 이 행사에는 터키 2위의 민간은행으로 853개 지점과 10개의 해외지점망을 보유한 가란티 은행, 터키 최대의 철강회사 에르데미르 제철, 소매금융기업 야피 크레디 등 3개사가 참가했다.
이들은 아직 구체적인 상장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상장 가능성은 감추지 않았다. 시넴 오조누르 가란티 은행 IR 담당자는 “가파르게 성장하는 아시아 증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이 가운데 특히 한국 증시의 빠른 성장세에 주목하며 상장 추진을 위해 여러 가지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야피 크레디의 할레 투나보일루 IR 담당자도 “터키의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최근 일본 도쿄와 홍콩에서도 설명회를 가졌다”며 “한국은 특히 젊은 투자자들이 많은 곳이기 때문에 더욱 중요한 곳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행사를 공동 개최한 오잔 알탄 IS증권 매니저는 “한국 투자자들이 터키 기업 투자에 관심을 보인다면 상장 수수료 등 여러 가지 세부 가격 조건에 대해 협의가 가능할 것”이라며 “이번 만남이 상장의 출발점이자 전초 단계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부터 터키의 우량기업들을 대상으로 한국 증시 상장 유치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진수형 거래소 부이사장은 “해외 기업이 한국 증시에 쉽게 상장할 수 있게끔 여러 가지 시스템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며 “머지않아 글로벌 우량기업 상장 1호가 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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