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그룹 회장(왼쪽)이 21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메리엇 워터프런트호텔에서 열린 ‘LG 테크노 콘퍼런스’에 참석한 석·박사급 유학생과 2시간 동안의 만찬을 마치고 악수를 하며 이들을 배웅하고 있다. LG그룹 제공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올해 첫 공식 해외 일정을 해외 석·박사급 연구개발(R&D) 인재 유치 활동으로 시작했다. ‘인재’와 ‘실행력’이라는 경영 화두를 현장 경영을 통해 조직 안팎에 각인시키고 있는 것이다. 구 회장이 해외 인재 유치에 직접 나선 것은 1995년 취임 이후 처음이다.
22일 LG에 따르면 구 회장은 21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LG 테크노 콘퍼런스’에 전자, 화학 등 8개 계열사 경영진을 이끌고 참석했다. 이 행사는 미주지역 대학에 다니고 있는 소프트웨어, 전기전자, 재료공학, 화학 분야 석·박사급 유학생 300여 명을 초대해 LG의 기술혁신 사례와 인재 육성 방침을 소개하고 채용 상담까지 진행하는 채용설명회 성격을 띠고 있다.
이날 구 회장은 만찬 자리에서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인사하며 “LG의 미래는 R&D에 달려 있다. 훌륭한 인재들이 마음껏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LG는 해외 석·박사급 R&D 인력 채용규모를 2007년 120명에서 지난해 300명으로 늘렸다. 올해도 320명을 뽑는다. 이날 참석한 유학생들은 ‘우수인재 풀’로 관리한다.
올해 ‘뼛속까지 변화’를 주문한 구 회장의 달라진 현장 행보도 눈길을 끌고 있다. 직접 현장을 챙겨 조직의 체질 개선과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난해 구 회장은 8월 이명박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방문에 동행하며 해외 일정을 시작했다. 그러나 올해는 해외 우수인재 확보를 위해 4개월 빨리 미국행에 올랐다. 지난해 말 경영진에 “좋은 인재를 뽑으려면 유비가 삼고초려(三顧草廬)하듯이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찾아가서라도 데려와야 한다. 좋은 인재가 있다면 회장이라도 직접 찾아가겠다”고 주문했던 내용을 실천한 것이다. 그는 사업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불황일수록 인력을 과감히 확보해야 한다”, “어려운 때가 (우수인재 확보에) 좋은 기회”라며 인재 확보를 독려하고 있다.
‘빠른 실행력’도 올해 구 회장이 강조하는 화두다. 지난해 첫 현장 방문지로 사업장과 연구소를 선택한 그의 발길은 올해 1월 6일 LG전자 신제품 전시관으로 가장 먼저 향했다. 신년사에서 “남보다 한발 앞서 방향을 정하고, 한발 먼저 움직여야 한다”고 주문한 직후다.
LG 관계자는 “(구 회장이) 고객들에게 가장 먼저 신제품을 선보이는 전시장을 가장 먼저 찾은 배경에는 사업의 실행속도를 더 높여 달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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