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한국 주식시장에서 잘나가는 업종으로 자동차가 꼽힌다. 덩달아 자동차부품주도 매출이나 수주가 증가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자동차부품업체 가운데 실적이 좋으면서도 주가가 낮게 평가된 종목으로 만도를 꼽는다.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동부증권 등은 최근 만도의 매수를 추천하면서 목표주가를 많게는 27만 원까지 제시했다. 이는 25일 종가인 17만6000원 대비 50% 이상 높은 수준이어서 ‘저가 매수’ 전략을 권한 셈이다.
만도의 1분기 매출액은 1조2463억 원, 영업이익은 742억 원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2%와 6.5% 각각 늘어난 규모지만 연구개발(R&D) 비용이 늘어 영업이익률은 6.8%에서 6% 선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1년 4분기에는 납품가격 조정 등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증가해 순이익이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순이익 감소와 올 1분기 영업이익률 하락이 맞물려 최근 주가가 하락한 셈이다.
만도 주가는 올 들어 14.6% 하락했다. 이헌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부품업체인 만도는 현대자동차의 주가와 같이 움직여야 하는데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며 “주가가 충분히 조정된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라고 밝혔다.
1분기 영업이익률 하락은 길게 볼 때 고성장을 위한 준비라는 평가가 나왔다. 영업이익률 하락 원인이 설비투자와 연구개발 비용 증가 탓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2012년 설비투자 및 연구개발 비용을 각각 전년 대비 23.5%, 18.6% 늘어난 5187억 원과 1800억 원으로 정했다. 임은영 동부증권 연구원은 “브라질 중국 등 해외공장 증설이 당장은 비용이지만 2013년 이후 높은 수익성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2011년 미국 자동차업체인 GM에 대한 매출 비중은 20%였으나 수주 비중은 29%로 나타났다. 수주는 미래의 매출로 나타나기 때문에 대미(對美) 매출 증가와 한미 FTA에 따른 관세 인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사의 첨단 부품을 적용할 자동차가 늘어나는 것도 기대 요인이다. 이 회사의 독자 기술인 사각지역 감지장치(BSD)와 차선유지 보조장치(LKAS) 등이 기아차의 K9, 현대차의 신형 싼타페 등에 잇달아 장착될 예정이다.
증권사 연구원들은 만도에 1년 이상 길게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높은 기술력, 고부가 제품 수요 증가, 자동차 업황 호조 등에 따라 적어도 1년 이상 실적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완성차업계가 부품업체인 만도에 납품 가격 인하를 압박할지 여부는 주요 변수로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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