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년 7개월 된 늙은 소의 비정형 광우병”… 전문가 “같은 농장 다른 소 감염 가능성 희박”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8일 03시 00분


미국 농무부는 27일 “소 해면상뇌증(BSE·광우병)에 걸린 것으로 판명된 소는 10년 7개월 된 젖소”라는 내용의 답변서를 우리 농림수산식품부에 보내왔다. 지금까지 문제의 소는 ‘30개월 이상 된 젖소’라고만 알려졌을 뿐 구체적인 연령은 공개되지 않았다. 또 미 농무부는 “문제의 소는 (해당 개체만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은) 비정형 BSE로 확인됐다”는 사실을 거듭 밝혔다. 이 답변서는 25일 우리 농식품부가 BSE에 걸린 소의 연령, 발생 장소, 발견 경위, 정형성 여부 등 12가지 항목을 담아 보낸 질문서에 대한 응답 형식으로 온 것이다.

○ 美정부 “3번 검사해 비정형 BSE 확인”

미 농무부의 답변서에 따르면 문제의 젖소는 캘리포니아 툴레어카운티 소재 젖소 농장에서 사육됐다. 이 젖소는 갑자기 다리를 절고 일어서지 못하는 증상을 보여 안락사 처리됐다. 젖소의 뇌에서 뽑은 시료는 총 3번의 검사를 거쳤다.

우선 소의 사체가 옮겨진 사체처리시설에서 시료를 채취해 1차 검사를 했고 캘리포니아대에서 확인 검사를 했다. 최종 확진은 미 정부의 표준실험실인 국가수의연구소에서 진행됐다.

국가수의연구소는 시료에 면역조직화학검사법(IHC)과 웨스턴블라팅검사법을 적용했다. 면역조직화학검사법은 뇌 조직 내 변형 프리온 단백질을 염색한 후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것이고 웨스턴블라팅은 변형 프리온 단백질을 분리해 정성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이다. 검사 결과 연구소는 해당 동물이 비정형 BSE라고 확진했다.

비정형 BSE는 전 세계 광우병 사례 19만 건 가운데 60여 건이다. 지금까지 나타난 대부분의 비정형 BSE는 10년 이상 나이 먹은 고령의 소에서 돌연변이로 나타났다.

유한상 서울대 수의대 전염병학교실 교수는 “비정형 BSE는 오염된 사료에 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같이 생활했던 다른 소들이 같은 병에 걸렸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미 정부는 현재 이 젖소와 함께 생활했던 다른 소들은 문제가 없는지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조사 결과를 추후 제공할 계획이다. 해당 농가는 1200여 마리의 젖소를 키우고 있다.

○ “미국산 쇠고기 절반 개봉 검사”

서규용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오후 경기 용인의 검역시행장인 강동냉장㈜을 찾아 현장을 시찰하던 도중 기자간담회를 갖고 “검역중단 조치를 내릴 이유가 없다”고 거듭 확인했다.

그러나 서 장관은 국민의 불안감을 덜기 위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검역검사를 현행 30%에서 50%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서 장관은 “2008년 광우병 사태 때 육우와 한우 소비가 줄고 쇠고기 가격도 28%나 떨어져 농가들이 무척 힘들었다”며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 절반을 검사해서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겠다”고 말했다.

미국산 쇠고기 검역검사는 쇠고기에 뼈나 내장 등 특정위험물질(SRM)이 섞여 있지 않은지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광우병을 일으키는 인자 자체는 실험실에서나 확인할 수 있으므로 광우병 인자가 다량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높은 SRM이 완전히 제거됐는지를 확인한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광우병#미국산 쇠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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