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 재테크]창업 나선 아들에게 상가 무상으로 빌려주려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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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안 받더라도 소득으로 간주돼 세금 부과

Q. 서울 이태원에 상가 건물을 가지고 있는 김모 씨(60)는 상가 1층을 음식점 창업에 나선 아들에게 빌려줄 계획이다. 김 씨는 아들의 음식점이 어느 정도 자리 잡을 때까지는 임대료를 받지 않으려고 한다. 아들은 임대료 부담 없이 사업을 할 수 있고, 김 씨도 받은 임대료가 없으니 소득세와 부가가치세가 줄어들 것이란 생각에서다. 과연 김 씨와 같이 부동산을 자녀에게 무상으로 빌려줄 때 세금 문제는 없을까.
A. 부모의 부동산을 무상으로 자녀에게 빌려줄 경우 부모와 자녀 양측의 시각에서 각각 세금 문제를 살펴보자.

본래 건물주는 건물 임대와 관련해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를 내야 하지만 김 씨의 경우처럼 부동산을 자녀에게 빌려주게 될 때는 임대료를 받지 않았으니 따라서 세금도 부과되지 않는 것으로 ‘오해’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세법에서는 부모가 자녀에게 부동산을 무상 또는 저가로 빌려주는 것이 ‘부당행위’에 해당될 때 부모에게 소득세를 부과한다. 부당행위에 해당되는 경우란 임대료 시가와의 대가 차이가 시세의 5% 이상이거나 3억 원 이상인 때다. 즉 무상으로 빌려주게 되면, 혹 저가로 빌려주더라도 그 차액이 5% 또는 3억 원 이상이면 부당행위가 되는 것이다. 김 씨의 경우에도 아들에게 상가를 무상으로 빌려주더라도 결국 임대료 시가만큼 소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소득세가 부과된다.

부가가치세는 어떨까. 재미있는 점은 부모가 자녀에게 무상으로 부동산을 빌려줄 때 소득세는 내야 하지만 부가가치세는 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다. 세법상 부가가치세는 아예 무상으로 빌려줄 경우에는 과세되지 않는다는 중대한 맹점이 있었다. 그러나 올 7월부터는 무상으로 빌려줄 때에도 부가가치세가 과세되도록 개정될 예정이다. 김 씨가 아들에게 상가를 무상으로 빌려주면 6월까지는 괜찮겠지만 7월부터는 부가가치세가 과세된다.

건물을 무상으로 사용하는 아들의 시각에서는 어떨까. 아들은 부모의 상가를 무상으로 사용하면서 임차료만큼 비용을 줄이는 결과가 된다. 본래 이렇게 절감한 임차료만큼은 아들이 이익을 본 것이므로 증여세가 과세되어야 하지만 세법에서는 그 무상사용 이익이 1억 원을 넘지 않으면 증여세를 과세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무상사용 이익이 1억 원을 넘으려면 최소한 부동산 가액이 13억 원을 넘어야 한다. 이때 부동산 가액은 시세가 아닌 기준시가로 판단한다. 즉, 김 씨가 아들에게 무상으로 빌려준 상가의 기준시가가 13억 원을 넘지 않는다면 아들에게 증여세가 과세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만일 김 씨의 경우처럼 상가가 아닌 주택을 무상으로 자녀에게 빌려준다면 어떻게 될까. 무상으로 빌려준 주택에 자녀가 거주할 경우에는 부모에게 소득세나 부가가치세가 과세되지 않고 부모가 함께 거주하면 자녀에게 증여세도 과세되지 않는다.

최용준 세무법인 다솔 세무사
#임대료#상가#재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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