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싼타페 이정도야? 아우디 SUV급 도약…

  • 동아경제
  • 입력 2012년 4월 30일 17시 49분


4300억 원의 결과물… 신형 ‘싼타페’ 최고 SUV 탈바꿈

스포츠유틸리티(Sport Utility Vehicle) 차량이 세단처럼 조용하다는 것을 좋게 봐야할까, 아니면 조금 다르게 해석해야할까. 4월 중순 출시된 현대자동차 신형 싼타페(3세대)의 정숙성이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SUV의 사전적 의미는 ‘거친 노면을 잘 달릴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자동차’로 흔히 사륜구동의 큰 승용차를 말한다. 꼭 사전적 해석이 아니더라도 그동안의 SUV는 거칠고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뽐내며 강력한 힘으로 온·오프로드를 가리지 않고 질주하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신형 싼타페는 그동안 국내에 출시된 SUV와는 조금 다르게 봐야할 것 같다. 거칠고 역동적인 주행보다는 차분하고 안정적인 가족형 SUV를 지향한 느낌이다. 7년 만에 나온 신차는 2008년부터 프로젝트명 ‘DM’으로 개발을 시작해 4년4개월간 4300억 원을 투입해 완성했다.

#해외에서도 차문 열 수 있는 ‘블루링크’ 기능
현대차는 4월 마지막 주말 자동차전문기자들을 초청해 부산과 울산 일대 약 150km 구간에서 신형 싼타페 시승행사를 가졌다. 시승은 신호등이 많고 정체가 심한 도심구간과 핸들링과 제동력을 시험해볼 수 있는 구불구불한 국도구간, 가속력을 시험하는 고속도로구간으로 나눠 진행됐다.

본격적인 시승에 앞서 현대차 직원에게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블루링크’ 사용법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블루링크는 국산차로는 신형 싼타페에 처음 적용된 IT시스템으로 스마트폰과 연동해 차량을 원격 제어하는 기능이다.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을 이용해 멀리서도 시동을 켜고 차 안의 온도를 미리 조절한다. 또한 출발 전 사무실이나 집에서 내비게이션의 경로를 설정할 수도 있다. 주차 위치가 기억나지 않을 때 차량의 비상등과 경적을 울려 차를 찾거나, 지도로 위치 확인이 가능하다. 심지어 해외에 출장을 가서도 집에 세워둔 차량의 문을 열고 닫을 수 있다. 이밖에 SOS 서비스, 에어백전개 자동통보, 도난추적기능 등을 갖추고 있다. 블루링크와 비슷한 서비스로는 제너럴모터스(GM)의 ‘온스타’ 등이 있다.

신형 싼타페의 외관은 이전 모델에 비해 조금 더 각지고 볼륨감있게 디자인된 점이 특징이다.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처(Fluidic Sculpture)`가 그대로 적용됐다. 크기는 길이 4690mm, 폭 1880mm, 높이 1680mm로, 이전 세대보다 길이는 약간 늘어난 반면 폭은 좁아지고 높이는 낮아졌다.

실내 인테리어는 SUV보다 세단에 가까운 모습이다. 계기판 중앙에 4.2인치 통합정보표시창이 있어 다양한 주행정보를 제공한다. 센터페시아 중앙에는 터치스크린 방식의 8인치 대형 LCD 디스플레이를 장착했고, 각종 공조 및 멀티미디어 버튼을 집중 배치해 운전 중에도 조작이 편리하도록 했다. 각종 버튼에 새겨진 글자체가 세련되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부드러운 핸들링과 제동력
블루링크를 이용해 시동을 미리 걸고 에어컨을 켜 둔 덕분에 실내가 시원했다. 실내에 유입되는 엔진음을 듣기 위해 에어컨을 잠시 끄자 차안이 조용해졌다. 마치 가솔린 차량에 탄 듯 엔진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 차에서 내려 보닛을 열어보니 엔진룸을 흡음재로 감싸는 등 소음을 잡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서 보였다.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을 출발해 도심을 빠져나오면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데, 마치 소형차를 운전하듯 가속과 제동, 핸들링이 가볍고 부드러웠다. 이 정도면 여성운전자들도 쉽게 운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상적인 것은 과속방지턱을 통과할 때 진동이 크지 않다는 점인데, 차량에 가해지는 충격에 따라 자동으로 조절되는 유압스톱핑 댐퍼기능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신차는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41.0kg.m의 2.0리터 디젤엔진 ▲최고출력 200마력, 최대토크 44.5kg.m의 2.2리터 디젤엔진 등 2개 라인업을 갖췄다. 파워트레인은 6단 자동변속기 및 6단 수동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다.

공인연비는 2WD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2.0모델의 경우 14.4km/ℓ, 2.2모델은 13.8km/ℓ(신 연비기준)이고 친환경 배기규제인 유로-5를 만족시켰다.

#차량 쏠림현상 적고, 정숙성 뛰어나
복잡한 도심을 빠져 나와 고속도로에 올라서자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았다. 튀어나가는 느낌은 아니지만 꾸준한 가속감이 느껴졌다. 오르막에서도 힘이 부족하지 않아 무리 없이 가속이 이뤄졌으나, 150km/h를 넘어서자 약간 굼뜨게 움직였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구불구불한 국도에 접어들었다. 급커브에서 일정 속도 이상으로 달려도 쏠림 현상이 크지 않았다. 구동선회제어장치 덕분인데 네 바퀴에 구동력을 골고루 배분하고 동시에 VDC(차체자세제어장치)를 작동시켜 차량 이탈 현상을 초기에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이날 시승을 모두 마친 뒤 기자들 사이에서 공통으로 나온 이야기는 뛰어난 정숙성이다. 자동전문잡지의 A기자는 “전혀 디젤 SUV의 느낌이 나지 않을 정도로 조용했다. 현대차가 이번에 소음만큼은 확실히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간지의 B기자도 “내가 집에서 타고 있는 중형 세단보다 오히려 조용한 것 같다”고 정숙성을 높게 평가했다.

싼타페에 적용된 안전사양은 차량 불안정시 제동 및 조향 기능을 통합적으로 제어해주는 ‘샤시통합제어시스템(VSM), 차선이탈경보장치, 타이어공기압경보장치, 충돌 시 골반을 잡아주는 하체상해저감장치, 후방추돌 시 목 상해를 최소화하는 후방충격저감시트 등이 있다. 편의사양은 스마트 내비게이션, 주차조향보조시스템, 블루링크 등이 대표적이다. 싼타페는 사전계약 1개월 만에 연간 판매계획인 4만2000대의 3분의1을 상회하는 1만5000여대가 계약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차량 가격은 2800만~3800만 원 사이로 알려졌으며 5월 1일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부산=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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