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싸이월드가 페이스북보다 선도자인 ‘퍼스트무버’(선도자)였고, 인터넷TV(IPTV)에서는 하나로TV가 가장 먼저 서비스를 내놨지만 모두 실패했다.”
이근 서울대 교수(경제학·사진)는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30일 열린 ‘세계 산업 선도국가 도약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한국은 내수시장이 작은 데다 국내 기업이 세계 소비시장의 중심인 미국의 문화 코드를 맞추기도 어려워 퍼스트무버 전략이 적절하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외 경제·경영학자의 상당수가 한국 기업도 이제는 모방을 넘어 혁신적인 제품을 선도적으로 내놓아야 한다는 퍼스트무버 전략을 강조한 것과는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이 교수는 “퍼스트무버로 성공한 기업의 가장 큰 위험은 기존 상품과 전략에 안주하려는 ‘승자의 저주’”라며 “선도자 전략에 몰입하기보다는 시장이 생겨나고 표준이 정해지면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종자)로 제품을 내놓는 게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 일반 휴대전화 제조부문의 1등 기업이던 노키아가 몰락하고 소니, 닌텐도 등 일본의 퍼스트무버 기업들이 줄줄이 어려움을 겪는 것도 과거의 성공에 안주해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라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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