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TE 표준특허 1177건… 애플 압박 무기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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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일 03시 00분


■ 美 특허전문社 전수조사 보고서 첫 공개

삼성전자가 4세대(4G) 통신기술인 롱텀에볼루션(LTE) 관련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LTE 관련 핵심 특허를 내세워 현재 세계 10개국에서 특허 관련 소송을 벌이고 있는 애플을 압박할 계획이다.

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특허전문회사인 아이런웨이는 최근 ‘4G LTE 기술 특허 분석’이라는 비공개 보고서에서 LTE 표준특허 1만2500여 건을 분석해 업체별 순위를 매겼다. 삼성전자가 전체 LTE 표준특허 중 9.36%인 1177건의 특허를 보유해 1위로 집계됐으며 이어 퀄컴(710건, 5.65%), 파나소닉(389건, 3.1%), 인터디지털(336건, 2.67%) 순이었다. LG전자는 224건으로 7위였으며 애플은 발표 대상인 15위 안에 들지 못했다. 표준특허를 전수(全數)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침해 입증 가능성, 청구범위, 기술 적용률 등 22개 요소를 평가해 꼽은 상위 5%의 ‘핵심 특허’를 분석한 결과 퀄컴이 81건(점유율 12.46%)으로 1위, 삼성전자가 79건(12.15%)으로 2위를 차지했다. 양 사가 전체 핵심 특허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며 3위 에릭손(29건, 3.54%)을 멀찌감치 제쳤다.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강력한 LTE 특허가 애플과의 특허 소송에서 강한 압박수단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시장이 4G LTE로 이동하면서 애플은 싫든 좋든 LTE 특허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데 삼성전자의 핵심 특허를 피해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애플이 최근 발표한 ‘뉴 아이패드’는 퀄컴의 LTE 통신칩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퀄컴의 통신칩도 삼성전자의 특허기술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진행 중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에서도 애플이 퀄컴의 통신칩을 쓰면서 삼성전자의 특허권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했는지가 소송의 주요 포인트 중 하나이다.

삼성전자는 21일 최지성 부회장과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 회동에서 LTE 특허를 주요 협상카드로 쓸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법원의 권고에 따른 CEO 회동인 만큼 얼마나 구체적인 얘기가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LTE 특허에서 삼성전자가 압도적으로 우세한 것이 큰 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LTE 특허는 국내 양대 전자업체의 자존심 대결에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스마트폰 대응이 늦어 고전한 LG전자는 수 년 전부터 LTE를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집중 투자해 왔다. 지난해 9월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앤드코는 LG전자의 LTE 특허가치가 79억 달러(약 9조 원)로 세계 1위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 평가는 LTE 기술 중 단말기 관련 특허가 주 분석 대상이었다. 삼성전자는 LTE 관련 단말기와 기지국, 시스템, 통신기술 등에서 골고루 특허 경쟁력을 갖췄으며 LG전자는 단말기 부분에 집중 투자해 핵심 특허를 다수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기업#삼성전자#애플#L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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