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인 M사는 2009년 10월 최대주주를 변경하자마자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당시 M사는 3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보이며 39% 자본잠식에 들어갔지만 35% 할인을 통해 발행가를 액면가 수준으로 낮추며 주주들을 끌어모았다. M사는 6개월 뒤 또 한 번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결국 2011년 3월 경영진의 횡령 사실이 밝혀지며 4월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 폐지됐다.
최근 한계 상황에 다다른 기업이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악용해 자금을 끌어모으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이는 주주들에게 기존 주식 보유 비중에 따라 신주를 발행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일반 공모 등과 달리 할인율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9년 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 239건 중 청약자금을 편법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할인율을 과도하게 적용한 사례가 64건(27%)에 이르렀다. 실제 주주배정 방식 비중도 2009년 39%, 2010년 59%, 2011년 73%로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연속 당기순손실을 나타내거나 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기업들은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 △투자설명서에 최대주주의 참여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는 회사 △경영권 분쟁 중이거나 대주주의 보유지분이 적은 회사 △최근 주가가 액면가 미만으로 사실상 증자가 불가능한 회사 등도 의심해봐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들 기업은 상장 폐지나 횡령으로 투자자 피해가 발생하는 사례가 많다”며 “주주배정 유상증자 뒤 횡령사건 발생도 2009년 29%에서 2010년 54%까지 급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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