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4곳의 영업정지 첫날인 7일 당초 우려됐던 계열 저축은행들의 대규모 예금인출(뱅크런)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지난해 1, 2차 구조조정 때의 ‘학습 효과’로 고객들이 미리 대처하면서 피해금액이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극적으로 살아남은 진흥저축은행(한국저축은행그룹 계열)의 서울 중구 지점에는 아침 일찍부터 40여 명의 고객이 몰렸지만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예금 인출 고객이 대부분이었지만 “안전하다”는 설명을 듣고 돌아가는 고객도 있었다. 직원들에게 항의하거나 소동을 일으키는 사람은 없었다.
후순위채에 3억 원을 투자했다는 한 50대 여성은 “한국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되는 것을 보고 불안해서 왔지만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높고 경영도 안정적이라는 설명을 듣고 다소 안심했다”며 “만기가 2년 남았으니 정상적으로 운영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영업정지 저축은행의 계열 은행에서 인출된 예금은 진흥 136억 원, 경기 70억 원, 영남 31억 원, 부산솔로몬 67억 원, 호남솔로몬 86억 원 등 총 390여억 원이었다. 중앙회 관계자는 “인출액이 평소의 두 배 수준이지만 지난해 구조조정 때 인출액의 10%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문을 닫은 솔로몬, 한국저축은행 지점에도 이날 오전부터 불안을 느낀 고객들의 방문이 이어졌지만 큰 소동은 벌어지지 않았다. 일부 고객은 예금을 인출할 수 있는 줄 알고 “빨리 번호표를 달라”며 항의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고객은 순순히 예금보험공사가 마련한 예금자 설명회 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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