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 한국 시장에 출시된 도요타의 중형세단 ‘뉴 캠리’는 외관과 엔진을 모두 바꾼 7세대 모델로 전량 미국에서 생산된 차를 수입해 판매한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국내 출시 모델은 한국 고객의 높은 기대 수준에 맞춰 미국 판매 모델 중 최상위 등급인 2.5 가솔린 XLE와 2.5 하이브리드 XLE 2가지를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1983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출시된 캠리는 도요타의 자동차 중에서도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모델이다. 높은 품질과 신뢰도, 넓은 실내공간과 안락한 승차감으로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었다. 현재까지 누적 판매대수는 1400만여 대에 달한다. 미국 시장에서는 2002년 이후 한 번도 승용차 판매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는 도요타의 대표 차종이다.
한국 시장에는 2009년 도요타 브랜드의 진출과 함께 6세대 캠리가 출시됐다. 6세대 캠리는 지난해 한국에서 2020대가 판매돼 전체 수입차 모델 중 판매순위 9위에 올랐다.》
○ ‘103가지 디테일’ 섬세한 설계 돋보여
뉴 캠리의 개발 콘셉트는 ‘뉴 에라(New ERA) 세단’으로 정했다. ‘시대’를 의미하는 ‘ERA’라는 단어에 감성(Emotion)과 이성적(Rational) 요소라는 뜻을 담았다. 차를 탈 때 느껴지는 고급스러움이나 주행 성능 등 고객의 감성과, 품질과 신뢰성, 정숙성 등 이성적인 평가를 동시에 만족시키겠다는 목표에서다.
뉴 캠리의 내·외관 디자인은 차분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게 특징이다. 전면부는 전체적으로 낮고 넓게 설계했다. 측면은 세련된 느낌을, 후면은 날카로운 느낌을 담았다. 내부 인테리어도 고급소재를 많이 사용했다. 실내공간은 기존 모델보다 크게 늘렸다. 전체 길이는 비슷하지만 실내공간을 극대화하는 설계를 통해 뒷좌석 탑승자의 다리 공간을 15mm 키웠다.
뉴 캠리는 디자인, 주행성능, 실내공간, 편의사양, 안전 등 차량의 전체적인 측면에서 탑승자를 배려한 ‘103가지의 디테일(detail)’을 강조한다. 한국토요타가 뉴 캠리에 내린 정의도 ‘고급스러우면서도 존재감을 갖춘 중형세단’을 의미하는 트루 프레스티지 세단(True Prestige Sedan)이다. 캐치프레이즈는 이러한 뉴 캠리의 디테일을 소유한다는 의미에서 ‘Have it all’로 정했다. 광고 모델로는 배우 김태희를 선정해 뉴 캠리의 개선된 이미지를 적극 알리고 있다.
○ 동력성능·연비, 기존 모델 대비 크게 개선
파워트레인(엔진과 변속기 등 차 구동에 필요한 주요 부품)도 성능이 개선됐다. 가솔린 모델은 배기량 2499cc의 직렬 4기통에 6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이다. 기존 엔진을 더욱 가볍게 하고 효율성을 높였다. 공인 연료소비효율(연비)은 기존 모델보다 6.6% 향상된 L당 12.8km를 주행하며 최고출력도 기존 175마력에서 181마력으로 높아졌다. 출발 직후 엔진 회전수(RPM)의 상승을 억제하고 동력전달 효율을 향상시켜 부드러운 주행감을 연출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연비를 기존 모델보다 20% 향상된 L당 23.6km로 끌어올렸다. 동급 중형 하이브리드 세단 중 최고 수준이다. 최고출력은 가솔린 엔진이 158마력이지만 전기모터의 힘이 더해져 203마력의 시스템 출력을 발휘한다.
국내에 출시된 뉴 캠리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한국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한국시장에 맞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갖추었다는 점이다. 뉴 캠리에는 LG전자와 공동으로 개발한 한국 지형과 교통환경에 맞는 ‘한국형 내비게이션’이 장착되어 있다. 삼성전자와 공동 개발한 ‘도요타 커뮤니케이터’도 화제다. 자동차와 정보기술(IT)의 접목을 통해 주행 중에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뉴 캠리 구매 고객에게는 이 솔루션이 탑재된 삼성전자 태블릿PC인 ‘갤럭시 탭 7.0 플러스’를 제공한다. 블랙박스는 물론이고 차량 관리, 연비 관리 등 차량 운행에 도움을 주는 각종 기술을 담았다.
뉴 캠리는 안전성도 좋아졌다. 동급 최초로 조수석 무릎에어백과 뒷좌석 사이드 에어백이 채택된 것을 포함해 동급 중 가장 많은 10개의 에어백을 기본 장착했다. 또 차량 추돌 시 탑승자의 머리를 확실히 보호하는 경추손상방지(WIL) 시트와 어떠한 심한 충돌에서도 운전석의 변형을 막고, 충격에너지를 흡수해 동승자의 안전을 향상시키는 고강도 강철구조의 차체를 적용했다. 뉴 캠리는 최근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실시한 종합 안전성 검사에서 최고등급인 별 다섯 개를 획득했다.
○ 한미 FTA 통해 가격 크게 낮춰
기존보다 크게 낮춘 가격도 뉴 캠리의 경쟁력을 더한다. 뉴 캠리의 가격은 가솔린 모델이 3390만 원, 하이브리드 모델은 4290만 원이다. 신형임에도 기존 모델에 비해 가솔린 모델은 100만 원, 하이브리드 모델은 300만 원 인하했다.
엔고(高) 현상을 피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관세 혜택을 적용하기 위해 미국산을 도입하면서 가격이 크게 낮아진 것이다. 특히 도요타는 뉴 캠리의 출시 시기(1월)가 한미 FTA가 발효되기 전이었음에도 관세와 개별소비세 인하폭을 미리 반영하는 공격적인 가격 책정을 통해 한국 시장 공략 의지를 강조했다. 엔화 가치가 높아지며 일본산 캠리의 최고급형(380만 엔)은 원화로 5500만 원을 넘어섰다.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토요타 사장은 “이번 뉴 캠리의 가격은 좋은 제품을 개발, 고객들에게 싸게 공급한다는 토요타자동차 가격정책인 ‘양품염가(良品廉價)’에 근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 캠리의 올해 목표 판매량은 6000대, 도요타의 한국 진출 이후 가장 높은 목표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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