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건설사, 저축銀 영업정지로 “돈줄 마를라” 좌불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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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9일 03시 00분


신규대출 중단-원금 회수 우려


솔로몬저축은행 등 대형 저축은행이 영업정지 되자 저축은행 구조조정의 불똥이 중견 건설업체로 튀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30위인 풍림산업이 2일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신청한 데 이어 건설사의 돈줄인 저축은행 업계까지 휘청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꾸준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규모를 줄여왔기 때문에 건설업계 전반을 뒤흔드는 수준까지는 아닐 것으로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이번에 영업정지 된 저축은행 4곳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솔로몬 3270억 원, 한국 1825억 원 등 총 6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 저축은행 PF 대출 잔액 6조 원의 10% 수준이다.

하지만 중소 건설사들은 좌불안석이다. 기업 신용도가 낮은 이들은 1금융권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저축은행을 통해 자금을 수혈받아 왔기 때문이다. 일부 중견 건설사의 경우 수천억 원 규모의 PF 우발채무가 저축은행에 묶여 있는 것으로 알려질 정도다.

특히 이번에 영업정지 된 저축은행에 묶인 일부 업체들은 신규 대출이 중단됨은 물론이고 당장 원금 상환 압박을 받을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영업정지를 피한 저축은행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자산건전성 확보를 위해 만기가 도래하는 건설사 채권을 급격히 회수할 개연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저축은행뿐만 아니라 은행권도 기존 워크아웃 건설사에 대한 신규 자금 지원을 꺼리고 있다. 은행들은 자금 지원 없이 부실 사업장 정리, 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을 압박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채권단의 3차 자금 지원을 기다리던 우림건설 벽산건설 등도 채권단의 자금지원을 받지 못해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건설사 가운데 워크아웃(법정관리 포함) 상태인 건설사는 22개 업체에 이른다. 하지만 지난해 실적을 근거로 올해 상반기에 신용평가를 하게 되면 더 많은 건설사가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플랜트 등 해외 사업 호조로 주택시장의 불황을 만회하고 있는 대형 업체들과 달리 중견 건설사들은 주택 외에 별다른 수익원이 없는 형편이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권의 압박이 계속된다면 비교적 건실한 업체까지 유동성 위기에 빠질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중소기업#기업#저축은행 영업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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