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이른 더위에 상하기 쉬운 음식 판매중단 - 위생강화
시원한 옷 많이 팔리자 여름옷 기획전 속속 뛰어들어
며칠 전 현대백화점 서울 압구정본점 식품관을 찾은 주부 김정현 씨(35·서울 서초구 잠원동)는 양념 게장 판매가 중단됐다는 설명을 듣고 놀랐다. 백화점 측은 예년보다 한 달가량 빨리 양념 게장, 콩비지, 육회 등 더위에 약한 식품 판매를 중단했다.
5월 초순인데도 한여름과 비슷한 수준의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주요 유통업체는 예년보다 한 달 앞서 여름 대책을 내놓고 있다. 식품관에서는 상하기 쉬운 식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위생 점검을 강화하고, 패션 매장에서는 한여름용 의류 기획전을 서둘러 마련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는 식품류에 대한 위생관리 등급을 더욱 세분화한다고 10일 밝혔다. 지난해보다 올여름이 더 덥다는 예보를 반영해 식품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 적용한 조치다. 지난해 B등급이었던 생과일주스는 올해 가장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A등급으로 ‘격상’됐다. 회덮밥, 냉면, 메밀, 식혜 등 6개 항목은 신규로 A등급에 포함했다. 이 백화점 관계자는 “A등급은 판매 시간을 기존 4시간에서 3시간으로, B등급은 기존 8시간에서 6시간으로 단축했다”고 전했다.
통상 더울수록 많이 팔리는 당도 높은 과일류도 예년보다 앞서 수요가 늘고 있다. 이마트 측은 5월 들어 칠레산 포도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2.7%, 태국·필리핀산 망고는 236.3% 늘어났다고 전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내 패션 매장들도 예년보다 빨리 ‘쿨(cool) 패션’ 마케팅을 개시하고 있다. 예비전력 수준이 지난해보다 줄어들어 기업별로 ‘절전 캠페인’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일찌감치 시원한 복장을 갖추는 직장인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 서울 건대스타시티점과 잠실점은 ‘쿨비즈(Cool Biz)’와 관련된 패션 아이템 특별판매 행사를 예년보다 2, 3주 이른 11일부터 시작한다. 이 백화점에서 넥타이 없이 입을 수 있는 여름용 셔츠의 매출은 이달 1∼7일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0.8% 늘었다. 여성 오피스룩 판매동향도 예년과 다른 풍경을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예년 이맘때 여성 직장인들은 보통 재킷과 블라우스를 함께 구입했지만 올해는 재킷을 건너뛰고 블라우스와 셔츠만 구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세계백화점은 5월에 시작하던 수영복 브랜드 초대전을 지난달 25일부터 열었다.
‘봄 실종 사태’로 불릴 만큼 여름이 빨리 시작되자 대형마트들도 흡습성과 건조성이 좋은 ‘쿨’ 소재 기능성 의류를 대거 내놓고 있다. 롯데마트는 이에 맞춰 10∼16일 서울 잠실점 중계점 등 전국 63개 점포에서 티셔츠 바지 등을 비슷한 품질의 브랜드 상품보다 최대 50%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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